[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고졸 선수는 이제 FA인정 년수 8년을 채우면 FA가 될 수 있다.
그런데 2007년 입단해 2024시즌을 마치고서야 첫 FA를 한 선수가 있다. 그런데 이름을 들으면 항상 1군에서 보던 투수다. 두산의 강속구 불펜 투수였던 김강률(37). 첫 FA 자격을 얻는데 무려 18년이 걸렸다.
1년을 인정해주는 1군 등록일수 150일을 채운 해가 2017년과 2018년, 그리고 2021년 등 딱 3번 뿐이었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1년 넘게 쉬기도 하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이 그를 괴롭혔지만 모자란 해를 모으고 모아 드디어 감격적인, 모든 프로 선수들의 꿈인 FA가 될 수 있었다.
등급제가 시행되면서 첫 FA 때 35세가 넘으면 보상선수가 없는 C등급으로 분류되는데 김강률은 이미 C등급이었다.
C등급이라도 실력이 있어야 타 팀이 영입하려고 하고, 그래야 몸값을 올릴 수 있다. 두산에서 한지붕 라이벌이었던 LG 트윈스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승을 노리는 상황에서 함덕주에 유영찬까지 수술을 받으며 불펜 투수가 필요했던 LG는 베테랑이 필요했고 공 빠른 김강률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3+1년에 총액 14억원에 김강률은 짐을 바로 1루 라커룸에서 3루 라커룸으로 옮길 수 있었다.
어깨는 조금 더 무거워졌다. LG 염경엽 감독은 "불펜으로 쓸 자원은 많다"면서도 "장현식 김진성 김강률 등 베테랑 선수들이 시즌 시작할 때 얼마나 중심을 잡아주느냐에 따라 육성이 쉬워질 수 있다. 경험있는 3명에 박명근 백승현을 중심으로 전반기를 시작할 것 같다"라고 했다. 김강률이 LG 필승조의 핵심으로 출발하게 되는 것.
같은 잠실구장으로 향하지만 들어가서는 방향이 오른쪽이 아닌 왼쪽으로 향해 다른 선수들과 훈련을 하고 있는 김강률은 그 기분을 "묘하다"고 표현했다. 김강률은 "선수들도 오며 가며 봤기 때문에 낯이 익고, 프런트 분들도 누군지는 모르지만 낯익은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기분이 묘했다"라고 했다.
두산에서 투수 중 최고참이었던 김강률은 LG에선 김진성에 이어 두번째라고. "그래도 같이 운동을 해보니 분위기가 좋다"면서 "나이 차가 워낙 많아서 다가오기 힘들 수도 있어서 내가 먼저 말을 걸고 다가가겠다"라고 했다.
정들었던 두산을 떠나는 것은 당연히 큰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자신의 필요성. 김강률은 "고민이 많았지만 LG에서 나를 더 필요로 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라고 했다.
팀을 옮기자 마자 핵심적인 필승조로 불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상황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법한 상황. 산전수전 다 겪은 김강률은 "선수라면 부담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LG에 온 이유를 잘 알고 있다. 바람대로 잘 준비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필승조로 뛰기 위해선 어느정도의 이닝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김강률은 지난 2021년 51⅔이닝 이후 50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53경기서 2승2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00의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42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그러나 김강률은 게의치 않는 모습. 김강률은 "12월말부터 김용일 코치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비시즌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잘 돼 있어서 최소 50경기 이상 나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실 그동안 부상도 많았기에 주위에선 이렇게 FA 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뿌듯한 것도 있다"면서 "불가능 한 것을 해냈으니까 작년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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