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우승은 명예만 안겨주지 않는다.
상금과 수익 증가라는 실리가 더 매력적이다. 구단 살림살이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상금을 통해 투자를 늘리고, 강화된 스쿼드를 통해 호성적을 거두면 인기가 뒤따른다. 마케팅까지 더해지면 수익은 더 늘어나고 다시 몸집을 불리는 선순환고리가 완성된다. 소위 '빅클럽'이라 불리는 팀들이 거쳐온 길이다.
그런데 이런 공식이 중국에서 만큼은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중국 소후닷컴은 최근 '지난 31년 간 우승한 64팀 중 45팀이 해체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아직 해체하지 않은 팀은 19개로, 생존율은 불과 29%'라고 한탄했다.
2010년대 중국 축구는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광저우 헝다(광저우FC)가 이른바 '황사머니'를 앞세워 분위기를 이끌었다. 세계구급 선수, 지도자를 데려오는 데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몸집을 크게 불렸다. 이를 바탕으로 자국 리그 뿐만 아니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까지 제패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4억 인구 대국을 기반으로 보장된 수 만명의 홈팬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고, '한 수 위'로 꼽힌 K리그, J리그 팀들을 잇달아 격파했다. 이런 광저우의 성공 공식을 다른 중국슈퍼리그 팀들도 그대로 따라갔다.
문제는 이런 성공이 선순환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 벌어들인 우승 상금과 입장 수익를 아득히 뛰어 넘는 돈이 매년 투자됐다. 모기업의 투자가 발판이 됐지만, 매년 '무리한 영입을 한다'는 우려도 뒤따랐다.
결국 2019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중국 기업들의 도산이 잇따르자, 축구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모기업이 공중분해되면서 축구단도 하루 아침에 해체되는 사태가 이어졌다. 그동안 영입해왔던 해외 선수, 지도자의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구단들도 달리 방도가 없었다. 최근 중국축구협회 재정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해체된 광저우FC는 80억위안(약 1조6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소후닷컴은 '광저우FC는 중국 프로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팀으로 많은 이들에 회자됐다. 이 팀의 붕괴는 현재 중국 축구계가 놓인 어려운 환경의 척도'라고 한탄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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