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번 다쳐봐서 그 느낌을 알아서…."
지난해 10월 19일 플레이오프 4차전 8회초 2사후. LG 트윈스 투수 손주영이 갑자기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투수 교체. 당시 2패로 몰렸던 LG가 3차전서 승리를 거두고 4차전에서 치열한 0-0의 접전을 벌이던 상황에서 8회초 두번째 투수였던 손주영이 강민호에게 통한의 솔로포를 허용해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었는데 손주영이 갑자기 손을 드니 LG팬들로선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
손주영은 2024시즌 LG 선발진의 신데렐라였다. 풀시즌을 선발로 뛰며 9승을 거뒀고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해 전체 8위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또 준PO에서는 3차전과 5차전에서 두번째 투수로나서 무실점 승리투수가 되며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 앞으로 LG를 이끌어갈 왼손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그런 손주영이 손을 들었다는 것은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었고 곧바로 교체가 된 것은 진짜 공을 던지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일 수 있는 것.
이후 병원 검진에서 팔꿈치 룰곡근 및 회내근 1도 좌상 진단을 받았다. 결국 뽑혔던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빠지게 됐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라 휴식을 통해 회복했고 손주영은 지난 15일 선발대로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출발해 빠르게 올시즌을 준비했다.
알고보니 팔꿈치 인대 수술 경험이 있었던 손주영이 혹시나 싶어 미리 손을 든 것이 큰 부상을 막은 케이스였다.
손주영은 당시 상황에 대해 "더 던지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 날 것 같았다. (근육이) 찢어질 것 같은, 뭔가 느낌이 안좋아서 바로 손을 들었다"라면서 "그때 손을 안들었으면 아마 손상이 더 심했을 거다. 어차피 홈런도 맞았고 지고 있고 그래서 내가 안좋은데 더 던지다가 점수 더 주면 안좋을 것 같아서 손을 들었다"라며 자신과 팀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이미 한차례 경험이 있었던 손주영이다. 손주영은 지난 2022년 5선발로 발탁돼 키움 히어로즈와의 첫 등판에서 6이닝 2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으나 이후 SSG 랜더스전서 4⅔이닝 2실점, KT 위즈전서 2이닝 4실점을 기록한 뒤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손주영은 "그때는 첫 경기때 다쳤는데 2경기를 더 던지고 수술을 했다. 그래서 내 팔이 어떤 느낌인지를 알 수 있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래서 포스트시즌 때 더 하다간 무리가 가겠다 싶어 손을 들었는데 다행히 조금만 안좋은 상태였다"고 한 손주영은 "재활도 따로 안하고 2~3주 정도 집에서 쉬니까 바로 다 나았다. 지금은 완벽한 상태다. 바로 피칭할 수 있다"라며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음을 알렸다.
손주영은 이번시즌 목표로 28~30경기. 160이닝 이상을 던지며 15승을 잡았다. 특히 최원태가 떠났기 때문에 더더욱 선발로서 부상없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고 싶다는 책임감도 밝혔다.
지난시즌 큰 부상 위험에서 무리하지 않은 현명한 판단이 정상적인 올시즌 준비가 가능하게 했다. 손주영의 두번째 선발 시즌은 어떨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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