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프로 선수들이 이런 지옥 스케줄을 소화한다고?
스프링캠프의 계절이 돌아왔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해외 전지훈련에 참가할 명단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본진이 출국하기 전, 주요 선수들은 벌써 현지에 도착해 시차 적응 등 적응 훈련에 들어간 상태다.
한 시즌 농사의 씨앗을 뿌리는 단계다. 그만큼 중요하다. 그래서 각 팀이 어디로, 어떤 선수들을 데리고 가는지는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2년 연속 최하위팀 키움 히어로즈의 캠프 스케줄표가 화제다. 키움은 23일 홍원기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본진이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한다. 송성문, 하영민, 이주형 등 고액 연봉자들은 지난 10일 일찌감치 애리조나로 떠났다.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 총 42명이 참가한다.
놀라운 건 일정표다. 두 눈을 의심하게 한다. '6일 훈련-하루 휴식' 일정이다.
통상 프로팀의 경우 전지훈련을 가면 3일 훈련을 하고 하루는 쉰다. 조금 강도를 높인 팀들이 4일 훈련을 하고 하루 쉬는 패턴을 반복하기는 하는데 6일 훈련은 아마 KBO 역대 1호(?) 사례일 수 있을 만큼 이례적이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키움은 주축 선수들 대거 이탈이라는 악재를 이겨내지 못하고 2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다. 전력 약화를 강도 높은 훈련으로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일까. 홍원기 감독이 독한 마음을 먹은 것일까. 왜 갑자기 시대를 역행하는 6일 훈련 스케줄이 나왔을까.
여러 불가피한 속사정이 숨어있었다. 키움은 원래 지난해까지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솔트리버필즈앳토킹스틱에서 훈련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캠프지였다. 훌륭한 그라운드 시설, 그리고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쓰는 라커와 웨이트트레이닝장을 사용하는 특혜를 누렸었다. 어린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훈련을 보며 동기부여가 되는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아시아 구단에 훈련 시설 등을 지원하는 걸 '탬퍼링'의 일환으로 보고 규제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솔트리버필즈 사용이 어려워졌다.
급하게 찾은 곳이 메사에 위치한 애슬레틱 그라운드. 그마저 제약이 있었다. 이미 짜여진 현지 일정으로 인해 주말 토, 일요일은 운동장을 쓰기 여의치 않았다.
3일 훈련 턴으로 하다, 주말 이틀이 훈련 일정에 끼어버리면 전체 스케줄이 다 망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홍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비상 회의에 돌입했다. 그렇게 파격적인 훈련안이 탄생했다.
그라운드 훈련을 하고 오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던 걸 일요일에 웨이트 훈련을 집중적으로 몰아 넣었다. 주중 5일은 그라운드에서 집중 훈련을 한다. 토요일은 무조건 휴식이다.
힘들게 이동해 비싼 달러를 써가며 힘들게 가는 전지훈련이기에 최고 효율을 내야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녹초가 되지 않을까. 특히 키움은 젊은 선수들 만큼 이용규, 이원석, 원종현, 이형종, 최주환, 김동엽, 오선진 등 베테랑 선수들도 많다. 홍 감독은 "그럴 일 없도록 평일 훈련 시간은 유연하게 조정할 것"이라며 웃었다.
또 다른 의도도 숨어있다. 홍 감독은 "젊은 선수들은 당연한 거고 이번에 김동엽, 오선진, 강진성 등 방출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다. 이 선수들은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우리 팀에 온 선수들이다. 그 선수들이 의욕을 불태울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갔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기회다. 이번 스프링캠프가 그 기회를 잡는 무대가 됐으면 한다"고 속내를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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