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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일까 티끌일까? 수원 고별식에서 울컥한 김연경 [수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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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연두색 현대건설 팬과 핑크색 흥국생명 팬이 한마음으로 배구여제를 응원했다. 3천800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찬 수원체육관에서 김연경이 눈시울 붉어질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



21일 수원체육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가 끝난 후 김연경의 은퇴 투어 행사가 진행됐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을 위해 V리그 구단들이 은퇴 투어를 열어주기로 합의하며 열린 행사다.

경기는 흥국생명이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이겼다. 흥국생명은 승점 73으로 2위 현대건설(승점 57)과의 승점 차를 16으로 벌렸다.



경기 후 현대건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코트에 도열한 가운데 절친한 후배 양효진이 김연경의 등번호 10번과 현대건설 선수들의 사인이 새겨진 유니폼을 전달했다. 강성형 감독도 환한 미소와 함께 꽃다발을 전하며 김연경의 은퇴 투어를 축하했다.

마이크를 잡은 김연경이 "연주 언니, 제가 먼저 갑니다"라는 농담으로 작별 인사를 시작했다. 김연경은 이어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구단 관계자와 선수단, 팬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 여기 계신 팬 분들은 현대건설을 응원하는 걸 알지만, 흥국생명도 많이 응원해달라"는 말로 팬들의 박수와 웃음을 유도했다.

이날 수원 경기장 관중석은 3분의 1 가까이 핑크색 유니폼을 입은 흥국생명 팬들로 들어찼다. 이 팬들은 김연경이 코트를 떠날 때까지 관중석에 남아 배구여제를 응원했다.

"감성적이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IBK기업은행전과 달리 장내 아나운서가 은퇴를 계속 언급하더라. 경기 중에는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한 김연경. 경기 내내 지켰던 평정심이 은퇴 투어 행사 후 팬들의 눈과 마주치며 무너졌다.

팬들에게 다가가 사인을 해주고 감사 인사를 전하던 중 김연경은 두 차례나 눈을 손으로 닦는 모습을 보였다. 팬들을 바라보는 김연경의 눈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김연경의 다음 은퇴 투어는 25일 IBK기업은행과의 홈 경기 후, 3월 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정관장과의 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