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기승을 부렸던 독감 환자 수가 줄고 있지만, 3월 개학 이후 B형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의 재유행이 우려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7주차(2월 9∼15일) 전국의 독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 수는 11.6명으로, 1월 첫째 주 정점(99.8명)을 찍은 후 6주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7주차 의심 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3명보다는 낮지만,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8.6명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내달 개학 후에는 집단생활하는 학령기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또다시 독감 환자가 늘어날 수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2월 이후에는 B형 독감이 유행하는 경우가 많아 재유행 가능성에 유의가 필요하다.
또한,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나 hMPV(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등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는 계절에 관계없이 언제든 감염될 수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병은 감기와 증상이 유사해 육안상 감별이 어렵지만,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므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호흡기질환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핵산 및 단백질 구성에 따라 A, B, C형으로 구분된다. 이 중 A형이 가장 흔한 독감 원인 바이러스로 변이가 많아 전염성이 높고 겨울철 팬데믹을 유발할 수 있다. B형은 A형에 비해 지역적으로 발생하며,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 독감 유행 경향을 살펴보면 2월부터 4월까지는 B형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시기로, 독감 재유행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병이 연중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영유아의 세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며, 생후 6개월에서 2년 미만의 영유아에서 가장 흔히 발생한다. 초기에 콧물, 기침, 재채기, 미열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심할 경우 중증 호흡기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hMPV(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역시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이 있고, 주로 영유아, 노인, 면역저하자 등에게 발병하며 중증 폐렴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 이 외에도 보카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등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가 있다.
호흡기 감염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매우 다양하지만, 대부분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임상적으로 원인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증상이 유사하기에 단순 감기로 여기고 방치할 경우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 또, 각각의 원인 바이러스마다 전파력과 중증도가 다르고 치료법도 상이하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균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한 번의 검사로 다수의 병원체를 동시에 검출해, 19종의 호흡기 바이러스와 6종의 폐렴 원인균을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는 '호흡기 감염 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호흡기 감염 검사는 수검자의 객담, 구인두 및 비인두 도말물에서 실시간 유전자 증폭(Real-time PCR) 장비를 이용해 주요 호흡기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한다. 라이노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보카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19종의 호흡기 바이러스와 함께 마이코플라스마 뉴모니아, 레지오넬라 뉴모필라 등 6종의 폐렴 원인균까지 한 번에 검출할 수 있다.
송성욱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최근 A, B형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고, 독감으로 인한 폐렴 사망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조기 진단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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