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탈리아 세리에A가 3년 내에 미국에서 정규시즌 일정 일부를 소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스포츠매체 ESPN이 5일(한국시각) 전했다.
에지오 시모넬리 세리에A 회장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국에서의 정규시즌 추진 계획을 밝혔다. 시모넬리 회장은 "해외에서 정규시즌을 개최하는 건 해당국 리그의 승인 및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적절한 때를 찾아 '미국에서 개최하는 최초의 유럽 리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세리에A는 NFL(미식축구) 마이애미 돌핀스 구단주 스티븐 로스가 운영하는 대행사에게 리그 해외 개최권을 준 상태. 이 회사는 최근 리그 해외 개최를 제한해온 FIFA(국제축구연맹)과 독점금지 관련 소송을 벌여왔다. 미국축구협회(USSF)와도 같은 내용의 소송 중이다. 하지만 최근 FIFA와의 소송이 화해 결정이 내려지면서 세리에A의 승리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
ESPN은 'FIFA는 규정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된 부분이 없다'며 'USSF가 그동안 FIFA 입장을 따라온 만큼, 곧 미국에서 유럽 리그가 열릴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축구의 해외 개최는 수 차례 있었다. 중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경기를 치러왔다. 하지만 코파이탈리아 결승 내지 수페르코파 등 컵대회에 국한돼 있었다. 정규시즌 만큼은 국내를 벗어날 수 없다는 FIFA 규정에 따라 이탈리아에서 치러져 왔다.
하지만 미국 프로스포츠의 해외 개최는 일상화 돼 있다. MLB(메이저리그베이스볼)는 '야구의 세계화'를 명분으로 매년 특정팀 간 개막시리즈를 해외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해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간의 2연전인 'MLB 서울시리즈'는 유례없는 흥행을 거뒀다. 올해도 다저스는 시카고 컵스와 도쿄돔에서 개막 시리즈를 소화한다. 이외에도 시즌 중 영국 런던에서 시리즈를 개최하기도. NFL 역시 시즌 중 해외 경기 개최가 이뤄지고 있다.
시모넬리 회장은 "미국은 우리가 크게 의존하는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세리에A 구단 중 아탈란타, 피오렌티나, AC밀란, 인터밀란, 파르마, AS로마, 베네치아, 엘라스 베로나가 미국 자본이 소유한 클럽. 볼로냐는 캐나다인 사업가가 운영 중이다. 크리스티안 풀리시치(AC밀란), 웨스턴 맥케니, 티모시 웨아(이상 유벤투스) 등 미국 선수들이 세리에A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미국 자본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리그 구조가 이번 움직임의 시초라 볼 만하다.
궁극적 목표는 이익 극대화다.
미켈레 치카레세 세리에A 마케팅 이사는 "NFL는 영국 런던 뿐만 아니라 독일, 호주에서도 정규리그 경기를 치른다.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항상 트렌드 세터가 되기 위해 경쟁해야 하며, 그렇게 된다면 이익도 극대화 된다"며 "적절한 전략을 제시하는 건 우리에게 달린 것이다. 1~2년 내에 이탈리아 연방, UEFA(유럽축구연맹), FIFA 승인 등을 거치면 미국에서 리그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의 정규시즌 소화 계획은 세리에A가 처음은 아니다.
ESPN은 지난해 10월 FC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마이애미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하비에르 테바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회장이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정작 바르셀로나와 AT마드리드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스페인축구협회(RFEF)도 강력히 반대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물론 세리에A 모든 경기를 미국에서 치르겠다는 건 아니다. 치카레세는 "(리그 해외 개최는) 팬들을 잊지 않고, 클럽의 이치에 맞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미국에서 밀라노 더비를 치를 순 없지 않나. 미국에서 경기를 하더라도 팬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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