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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남편, 콜린과의 인연은 17세무렵 런던에서 열린 한 사교 댄스 파티에서 시작했다. 둘은 달콤한 사랑에 빠졌지만, 헤이즐 부모는 예비 사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지어 둘 사이를 떼어놓기 위해 이사까지 갈 정도였다. 이에 굴하지 않은 콜린은 자차로 그녀의 등굣길을 날마다 책임졌다. 이 와중에 마치 ‘랩타임’ 경신하듯, 이동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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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언맨’처럼 후속작인 ‘마크 Ⅱ’ 개발에 즉각 착수한 그들은 오스틴 7 섀시를 밑바탕 삼아 성능 업그레이드에 치중했다. 그러던 중, 콜린이 공군에 입대하면서 그녀는 ‘고무신’이 되었다. 하지만 제대까지 얌전히 기다릴 공주과는 아니었다. 그녀는 미완성 상태의 ‘마크 Ⅱ’에 포드 엔진을 장착하며 콜린 없이 개발을 이어갔다.
전역 후, 둘은 그들이 만든 차로 주말마다 자동차 경주에 참가했다. 서로 랩타임 경쟁을 치르기도 했는데, 헤이즐은 때때로 콜린을 앞지르며 레이스 판에서 유명세를 탔다. 그 만큼 그녀는 엔지니어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레이서로서도 탁월한 재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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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헤이즐은 로터스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함께 할 직원을 모집하고, 고객 케어는 물론 르망 24시 레이스, 인디애나폴리스 500 등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석해 팀을 이끌었다. 동시에, 콜린이 로터스에서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도록 세 자녀의 육아와 교육을 전담하는 등 ‘엄마의 역할’까지 충실히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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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헤이즐은 ‘The Dog House’라는 여성 모터스포츠 클럽을 만들며 로터스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데 이바지했다. ‘남자의 전유물’과 같은 레이스에 여성의 지위를 확장시켰다는 점은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1982년, 콜린 채프먼이 54세의 나이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심장마비. 헤이즐은 로터스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British Car Auctions에 지분을 매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콜린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로터스는 아일톤 세나를 앞세워 F1에서 1987년까지 맹활약했다.
이후 로터스 F1 팀은 채프먼 가족 소유로 유지되었고, 1992년엔 아들 클라이브 채프먼이 ‘클래식 팀 로터스’를 설립하며 헤이즐과 함께 로터스의 모터스포츠 유산을 보존하는 가족 사업을 이어갔다. 이처럼 ‘로터스’ 그 자체였던 헤이즐 채프먼은 2021년, 9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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