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수만 가지의 타격폼이 있습니다."
최근 두산 베어스 베테랑 외야수 정수빈(35)의 타격 자세가 화제다. 정수빈은 타격폼을 수시로 바꾸는 선수로 유명하다. 이번에는 준비 동작이 꽤 독특하다. 마치 투명의자에 앉은 것처럼 중심을 한껏 낮춘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명성을 날린 이승엽 두산 감독도 정수빈의 타격폼이 '수만 가지'라며 웃었다.
프로 17년 차를 맞이한 정수빈이 아직도 폼을 바꾸는 이유는 간단하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다.
정수빈은 자신의 타격폼이 화제가 되자 오히려 어리둥절 했다. 그는 "바꿨다고 하는데 작년부터 이렇게 쳤었다. 뭐 항상 어떻게 하면 잘 칠까 고민한다. 항상 그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안 될 때 똑같이 계속 해봤자 안 된다. 변화 추구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리가 아프지는 않을까?
정수빈은 "오히려 다리가 조금 아파야 내 의도대로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힘이 잘 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편하게 야구하려고 하면 안 되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승엽 감독은 정수빈의 방식에 결코 참견하지 않는다. 이승엽 감독은 "이제는 안 바꿀 거라고 하던데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정수빈 선수 스스로 연구를 많이 한다. 알아서 잘 해오고 있기 때문에 나는 전혀 이야기 안 하고 있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변화 자체 보다는 변화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도전과 노력이 본질이다. 정수빈은 후배들에게 "저 처럼 이렇게 많이 바꾸지는 않더라도 항상 고민하고 어떻게 해야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정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꿔본다고 다 잘 되지는 않지만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시도해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 감독은 정수빈의 솔선수범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이 감독은 "두산 베어스 고참들은 정말 잘한다. 팀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서 해준다. 이제 나이가 30대 중후반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144경기를 전력으로 뛰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몸이 허락하는 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고, 우리 젊은 선수들도 잘 배운다. 신구 조화가 상당히 잘 돼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수빈 또한 올 시즌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정수빈은 "어린 친구들이 워낙 열심히 했다. 그만큼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고참들도 항상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선후배들이 잘 어우러지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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