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너 이러면 선발 못 해."
두산 베어스 5선발 후보 김유성(23)이 이승엽 감독의 따끔한 질책을 듣고 각성했다. 이승엽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김유성에게 당근 대신 채찍을 들었다. 이렇게 가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유성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김유성은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9일 한화전 4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최고 153km까지 던지면서 이승엽 감독이 요구한 공격적인 투구를 잘 해냈다. 이승엽 감독은 최원준 최준호까지 잘 던져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콜 어빈과 잭 로그 외국인 원투펀치에 곽빈 최승용이 로테이션을 예약했다. 마지막 한 자리가 남았다.
김유성은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입지가 위태로웠다. 연습경기 실업팀을 상대로 실점을 하진 않았지만 소극적인 승부를 펼치면서 사사구를 2개나 허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연속 볼을 던져 볼넷을 준 장면이 큰 감점 대상이었다. 김유성에 따르면 이승엽 감독은 직접 그를 불러서 "이렇게 하면 선발 못 한다"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이는 김유성에게 커다란 자극제가 됐다. 시범경기에서는 확실히 달라졌다. 9일 한화전에 15타자를 상대하면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80%나 됐다. 볼넷은 1개만 허용했다.
김유성은 "일본에서 감독님께 혼나기도 했지만 지나간 일이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준비를 더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사실 '볼볼볼'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한복판에 던지면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지만 안타를 맞을 확률도 높아진다. 최대한 존 구석으로 찔러넣기 위해 신경쓰다 보니 볼이 된다.
김유성은 "정신력 싸움인 것 같다. 그냥 내 공을 못 친다고 생각하고 가운데 보고 던졌다. 그냥 강하게 강하게 계속 던지면 던질 수 있다. 그런데 주눅이 들거나 이렇게 되면 흔들리고 힘들어진다"고 털어놨다.
이승엽 감독에게 혼나고 상처를 받지는 않았을까.
김유성은 "제가 잘 못 던졌다는 것을 나도 인정했다. 그렇게 속상하지 않았다. 앞으로 잘해보자라는 생각이 더 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컨디션은 최상이다. 김유성은 "변화구나 패스트볼 컨트롤, 밸런스 등등 다 만족스럽다. 몸 상태는 계획했던대로 잘 올라오고 있다"며 시즌 전망을 밝혔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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