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크게 고민 없다. 3번에 있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간판타자' 김도영의 1순위 타순은 '3번'이라고 못 박았다.
최근 많은 야구 이론이 발전하며 '타순'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는 추세다. 과거 1번은 잘 치고 빠른 타자, 2번은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타자, 3번은 타율이 제일 높은 타자, 4번은 홈런 타자가 당연하게 여겨졌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잘 치는 타자가 최대한 앞 타순에 나와야 한 경기에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온다. 이 구조가 득점 생산성에 도움을 준다는 통계가 나왔다. '강한 2번론'이 탄생한 배경이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두산의 경우 거포 김재환을 2번에 두고 테스트 중이다.
최고타자 김도영의 타순도 화제다. 김도영은 지난해 38홈런 40도루, 타율 3할4푼7리를 기록한 만능 키다. 빠른데 멀리친다. 타율 타점 장타력 주루플레이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다재다능 슈퍼스타. 타순 어디다 놓아도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일부 팬 커뮤니티에는 트렌드에 맞춰 김도영을 2번에 두는 타순이 가장 강력하다는 의견이 있다.
타선짜기는 종합예술이다. 한 타자만 보는 것이 아니다. 전체적인 조화가 중요하다. 팀의 사정을 살펴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감독은 '빅이닝'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1점이 필요할 때 1점을 짜내는 라인업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다득점이라는 것이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1점은 벤치 개입을 통해 '짜내기'가 가능하다.
이범호 감독은 "야구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1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타순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물론 그냥 놔뒀을 때 제일 많은 점수가 나는 타선도 중요하다. 하지만 시즌을 운영해보고 느낀 것은 제일 중요할 때 1점을 어떻게 내는가 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10점을 내고 10대11로 지는 것보다 1점을 내고 1대0으로 이기는 경기가 훨씬 가치있다.
이범호 감독은 "많은 분들이 타순에 대해서 로망이나 이런걸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안다. 경기를 끌어가다 보면 정작 1점이 중요하다. 그 1점을 낼 수 있는 타선을 어떻게 꾸릴지가 저희 입장에서는 제일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물론 타순은 유동적이다.
이범호 감독은 "출루율 높은 선수가 2번에 있는 것이 제일 좋다. 공을 많이 던지게 하고 많이 보게 하는 성향의 선수도 필요하다. 위즈덤은 5번도 가 보고 6번도 쳐봐야 한다. 컨디션에 따라 여러가지 체크를 해보고 개막을 맞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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