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마음을 가라 앉히고 와야죠."
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올해 갓 입단한 키움 히어로즈의 고졸 신인 여동욱은 개막전에서 앞으로는 다시 못 세울 기록을 달성했다. 신인 데뷔 타석 홈런이었다.
키움은 3월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정규 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홍원기 감독은 선발 3루수 겸 7번타자로 여동욱을 택했다.
프로 첫 타석부터 대형 사고를 쳤다. 1-1 동점 상황이던 2회초. 선두타자로 프로 데뷔 타석을 맞이한 여동욱은 삼성의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로 1B1S에서 3구째 146km 투심 패스트볼을 강타했다. 한가운데 몰린 공을 놓치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스윙으로 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고졸 신인이 데뷔 첫 경기,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쳐냈다. 대단한 기록이다. 보통 신인 선수들은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하고 들어가도 데뷔 경기에서는 얼어붙는다.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러나 여동욱은 첫 경기부터 담대했고 결과로 보여줬다.
데뷔 첫 타석 홈런은 KBO리그 역대 16번째인데 당해 입단한 '순수 신인' 기준으로는 10번째다. 특히 그 경기가 정규 시즌 개막전인 경우는 역대 세번째였다.
여동욱에 앞서 40년이 넘는 프로야구 역사에서 단 2명, 1998년 4월 11일 롯데 조경환(상대 삼성)과 2018년 3월 24일 KT 강백호(상대 KIA) 만이 달성한 기록이었다. 여동욱이 조경환, 강백호에 이어 3번째 대기록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기록은 앞으로 데뷔하게 될 신인들을 제외하고는 할 수가 없다. 단 한번만 찾아오는 찬스이기 때문이다.
주전 3루수에도 당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여동욱은 개막 2연전 시리즈가 끝난 후 KIA와의 광주 3연전을 마치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타율은 2할3푼1리로 안타 3개(1홈런 포함)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홍원기 감독은 "들떠있는 마음을 좀 가라앉히라고 보냈다"고 웃으면서 "개막전에서 흥분을 누르지 못하고, 그 뒤로 구름 위를 걷고있는 것 같더라. 일단 2군 가서 현실적으로 한번 보라고 이야기 했다"고 조언했다.
워낙 의욕적인 신인인 만큼, 단순히 안타를 치고 못치고의 문제가 아니라 주루나 수비 등에서 의욕만 앞서다가 실수를 하는 모습들이 몇차례 나오면서 2군에서 한차례 열기를 식히고 돌아오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지금 타격이나 수비는 분명 계속 좋아지고 있다. 3루 경쟁 선수들 중에 수비에서는 여동욱이 조금 앞선다. 그래도 여러 차례 말씀 드린대로 올해 우리는 여러 선수들이 공평한 경쟁을 하면서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올 시즌 여동욱 뿐만 아니라 여러 선수들을 이런 식(1,2군 교체)으로 진행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기본 구상을 밝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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