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구해줘 홈즈'가 정체성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구해줘 홈즈'는 바쁜 현대인들의 집 찾기를 위해 직접 나선 스타들의 리얼한 발품 중개 배틀을 표방한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김대호의 오감 체험 임장기를 다룬 '집 보러 왔는 대호' 코너가 인기를 끌면서 출연진들이 줄줄이 지방 임장 투어를 돌고 먹방을 펼치며 친분을 과시하고, 가족사를 공개하는 포맷으로 변질됐다. 의뢰인들의 스토리는 사라지고 해외 혹은 국내의 '비싼 집' 소개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3일 방송도 마찬가지. 이날은 김대호의 어머니까지 합세해 임장에 나섰다. 김대호 양세형 박준형 정영한 아나운서는 김대호의 본가에 들러 어머니를 만났다. 어머니는 멤버들에게 김대호가 아나운서가 된 기념으로 처음 사줬다는 차를 자랑했다. 무려 14년이나 된 차였지만, 어머니는 아직 비닐도 안 뜯을 정도로 아들의 선물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임장 장소를 찾아가는 길은 김대호의 가족사 훑기나 다름없었다. 김대호 할아버지 성함이 박힌 비석부터 친인척 거주지까지 공개됐다. 또 김대호의 어머니는 "앞으로 손주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곳으로 이사를 생각하기도 한다. 내가 봐둔 집이 있다"며 임장에 나섰고, "결혼에 대해 부담주지 말라"면서도 손주들을 위한 방 배정까지 마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김대호는 MBC 간판 아나테이너였다. 솔직담백한 김대호의 입담과 가공되지 않은 리얼 직장인 라이프는 시청자에게 확실히 어필되는 셀링 포인트였고, MBC는 '나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부터 올림픽 중계까지 김대호를 내보내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결국 김대호는 'MBC 혹사 논란' 속에서 퇴사를 택했지만, MBC는 퇴사자는 일정 기간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시키지 않는다는 불문율마저 깨고 김대호를 기용하고 있다. 퇴사 이슈까지 공감을 받으며 여전히 김대호는 확실한 웃음과 이슈를 담당하는 '슈퍼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김대호에 대한 전국민적 호감도가 높다고 해도, 프로그램의 정체성까지 홀로 잡아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집 찾기'를 지워버린 부동산 프로그램을 '김대호 팔이'로 채울 수는 없다는 얘기다. 본질은 잊은 채 집 떠난 효자에게만 기대고 있는 MBC의 태도에 시청자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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