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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 박은빈 배우와의 촘촘한 호흡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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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극을 이끄는 것은 최덕희와 정세옥 사이의 관계에서 빚어진 감정이다. 애정일 수도, 증오일 수도 있는 복잡한 관계에 대해 설경구는 "촬영을 하다 보니 사랑이라는 감정도 있었다. 남녀 간의 사랑이아니라 측은지심, 그리고 어린 시절의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었다"며 "(덕희와 세옥은) 정반대의 성향이지만 결국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다. 일종의 데칼코마니 같은 관계"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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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하이퍼나이프'가 단순한 메디컬 장르로 분류되기엔 아쉽다는 시청자 반응에도 공감했다. 그는 "홍보를 위해 '메디컬 스릴러'라 했겠지만 사실 여러 장르가 섞여 있는 복합극"이라며 "박은빈 배우가 보내준 메시지에 '피폐멜로'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그 표현이 참 재밌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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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희라는 인물을 위해 설경구는 무려 10kg 가량을 감량했다. 죽어가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선 외형적 변화도 필요하다고 느꼈다는 것. "촬영 3일 전부터 단식을 했다. 밥을 안 먹으니 일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며 "죽어가는 얼굴이 건강하면 오히려 내가 부끄러울 것 같았다. 덜 창피하게 하려면 그렇게라도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극 중 덕희는 세옥을 위해 살인까지 감행한다. 이에 대한 감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자 그는 "덕희 입장에선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 그리고 나를 보는 것 같은 존재로 느꼈기 때문"이라며 "세옥은 유일하게 곁에 둔 제자였다. 실력도 속으로는 인정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이퍼나이프'는 설경구에게 첫 메디컬 드라마였다. 그는 "(의사 역할이)처음이라 걱정도 있었지만 촬영 현장에 실제 신경외과 교수님이 매번 와서 수술 장면을 검수해주셨다"며 "박은빈 배우는 손이 작아 실제로 촬영을 직접 다 했는데, 저는 손이 큰 편이라 근접 신은 촬영하지 않았다. 뇌 수술이 의외로 액션이 크지 않고 정적이더라. 실제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 세심히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가 뽑은 최고의 장면은 무엇일까. 설경구는 "마지막 회에서 서로 손을 내밀고 악수를 하는 신이 있는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자존심 싸움을 하는 두 미친 캐릭터 같은 모습이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박은빈의 명장면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세옥이가 마지막 회차에서 자신의 감정을 오롯이 드러냈을 때"라고 말하며 "진심으로 느껴져서 좋았다. 은빈 배우도 그런 감정적인 표출을 하면서 속시원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을 연이어 맡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전했다. 설경구는 "정상적이지 않은 인물에게 배우들이 끌리는 건 표현의 폭이 넓기 때문"이라며 "평소에 쓰지 않는 감정들을 사용하니까 카타르시스도 있고 재미도 있다. 그래서 '빌런'들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세옥도, 덕희도 사이코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들만의 세계에선 정상이고 진심이다. 그런 인물들을 자칫하면 어려워하실 수 있는데 시청자 분들이 이해를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설경구가 출연한 '하이퍼나이프'는 박은빈과 함께한 강렬한 연기 시너지를 통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서도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하이퍼나이프'는 지난 9일 전편 공개됐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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