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눈빛부터 달라" 젊은팀 이끄는 20대 캡틴의 진심…5살 어린 후배 향한 무거운 일침 [인터뷰]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린 선수들이 더 파이팅있게 들이받았으면 좋겠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캡틴'을 맡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도 시즌초 꼴찌로 출발했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키움 송성문(29)에게 주장 완장의 무게감을 물었다. 송성문은 "주장으로서 어린 선수들을 많이 돕고 싶은데, 야구가 참 어렵다"고 돌아봤다.
송성문은 앞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리즈 1차전에서 5-5로 맞선 8회초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중요한 리드를 가져간 한방이었다. 8회말 롯데 주장 전준우의 역전포가 터진 점이 재미있다. 캡틴끼리 한방씩 주고받은 모양새.
키움은 전통적으로 젊은 팀이다. 주장도 젊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김혜성(LA 다저스)이 22세에 주장 완장을 찬 적도 있다.
그렇다고는 하나 KBO리그는 보수적이다. 롯데나 두산 베어스 양의지, SSG 랜더스 김광현처럼 최고참 선수가 주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 KIA 타이거즈 나성범, 한화 이글스 채은성, LG 트윈스 박해민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송성문은 KT 위즈 장성우나 NC 다이노스 박민우처럼 팀내 중견급 프랜차이즈 스타가 주장을 맡은 예다. 그렇다고는 하나 10개 구단 주장단 중 20대는 송성문이 유일하다.
지난해 '고척 머슬킹'의 포스를 맘껏 뽐내며 잠재력을 터뜨린 그다. 타율 3할4푼 19홈런 10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7로 팀을 떠난 이정후-김혜성의 공백을 메우고자 고군분투했다. 올해는 다소 주춤하다. 타율 2할3푼8리, OPS 0.780에 머물고 있다.
이원석 최주환 원종현 등 베테랑들도 있다. 하지만 어준서 여동욱 전태현 김건희 등 1~2년차의 어린 선수들이 즉시 전력감으로 활동하는 팀은 키움 뿐이다. 투수진 역시 2년차 김윤하가 3선발, 신인 정현우가 4선발이고, 5선발 자리도 시즌초 신인 윤현이 맡은 바 있다. 송성문은 "우리 팀은 실전에 뛰는 어린 선수들이 워낙 많다. 내 입장에선 그 선수들이 더 파이팅있게, 들이받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나이도 어리고, 현실적으로 연봉도 적다. 건너편 더그아웃을 보면 선수들이 주눅들 수밖에 없다. 평생 우러러봤던 대선배들이 가득하니까, 멘털적인 부분을 잡아주려고 노력한다. 한 경기, 한 타석, 1분 뛰려고 노력하는 선수들이 얼마나 많나. 모두가 꿈꿔온 자리에 우린 지금 서 있는 거니까. 그 기회를 좀더 소중히 했으면 좋겠다."
캡틴 송이 특별히 아끼는 후배는 5살 어린 박주홍(24)이다. 지난해까진 오래 묵은 미완의 대기였다. 올해 비로소 데뷔 첫 홈런도 치고, 조금씩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송성문은 "내게 궁금한게 가장 많은 후배다. 덕분에 나한테 잔소리를 가장 많이 들은 선수"라고 소개했다. '껍질을 깬 거냐'라는 물음에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제 정상적인 위치로 돌아왔다"고 부연했다.
"박주홍은 솔직히 간절함이 부족했다. '너 그럴 거면 2억 뱉어내라, 타구 속도 나 줘라' 같은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 올해는 눈빛부터 다르다. 야구적인 고민이 많더라. 확실히 멘털이 좋아진게 보인다."
송성문은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작년까진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올해는 '태도가 달라지니까 성적도 따라오지 않냐'고 말해주고 싶다. 이렇게 야구를 진지하게 대하는 (박)주홍이는 처음이다. 앞선 5년과는 전혀 다른 한 해가 될 거라고 본다"며 후배를 격려했다.
올해는 송성문에게도 도전의 한 해다. 지난해 3루에서 포텐을 터뜨렸음에도 그 자리를 비워주고 2루를 맡고 있다. 익숙지 않은 리드오프 역할까지 소화해야한다. 송성문은 "솔직히 3루와 2루는 수비방법이 많이 다르다"면서 "어렵다는 느낌보단 새로운 도전이라고 해달라"며 웃었다.
키움은 2년 연속 꼴찌에 그쳤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포스트시즌 단골팀이던 과거는 이정후의 미국행과 함꼐 멀어진 느낌이다.
송성문은 "아직 120경기 남았다. 매경기 함꼐 힘을 합쳐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1구1구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가을야구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잘해야될 사람이 많다. 푸이그도 강한척 하지만 속이 많이 여린 친구다. 겉으로만 '악동'이고, 열정적이면서도 성실한 친구다. 우리 선수들이 부디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편하게 뛰라는 얘긴 아니다. 실수에 움츠러들지 말고, 노력해서 살아남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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