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간호조무사는 진짜 마약을 스스로 먹었을까.
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해 5월 충남 아산에서 발생한 간호조무사 마약 음료 사망 미스터리를 집중 조명했다.
지난해 5월 30일, 당시 24세였던 간호조무사 박지인 씨는 전 남자친구인 안현우(가명)씨의 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박씨와 안씨는 안씨의 폭행과 폭언으로 1년 전 결별한 사이. 사망 당시 박씨는 옷이 다 벗겨진 채 안씨의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머리는 젖은 상태였고 무릎에는 멍이 들었다. 양쪽 발바닥에는 화상을 입은 듯 붉은 상처도 남아있었다. 하지만 정작 사인은 '미상'이었다.
경찰의 설득으로 진행된 부검에서 박씨의 사인은 필로폰에 의한 중독사로 밝혀졌다. 말초 혈액에서 확인된 메스암페타민 함량은 5.6mg/L에 달?다. 이는 치사량 이상의 수준이었다.
안씨는 "성관계 후 집에 있는 마약을 보여줬더니 호기심을 보이며 스스로 헛개차 음료에 타서 마셨다. 맛이 쓰다고만 하더니 20분 정도 목욕을 하고 문제없이 잠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의료 교육을 받은 박씨가 스스로 치사량 이상의 마약을 복용했다고 믿기는 어려웠다.
박씨가 투약한 필로폰 총량은 3g으로 추정된다.
과거 마약 중독자였지만 현재는 마약 중독 재활센터를 운영 중인 최진묵 씨는 "3g을 타면 못 마신다. 저는 0.2g만 마셨는데 5분이 지나면 입이 메말라 침도 안나온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마약 복용 후 2~30분간 목욕을 한다는 것은 약효와 맞지 않아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유족과 지인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안씨의 지인 박상준 씨의 존재가 드러났다. 박상준 씨는 안씨의 동거인으로 함께 마약을 구매한 인물이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안씨가 마약을 타서 먹였다"고 진술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강압수사로 인한 진술"이라며 진술을 번복했다.
제작진이 입수한 접견 정보에 따르면 안씨는 면회를 온 박상준 씨에게 "내가 먹었다고 진술했는데 왜 네가 먹였다고 진술했냐"고 추궁했다.
이런 가운데 안씨에 대한 제보가 등장했다. 제보자는 대전 교도소에 있는 친구에게서 안씨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마약을 타먹여 (박씨를) 죽였다. 욕조에 넣었다 뺐다 하면서 죽였다고 했다"는 것.
그러나 직접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안씨의 핸드폰은 이미 폐기됐고, 박씨가 마셨다는 헛개수 음료와 박씨가 누워있던 이불도 모두 치워졌다. 박상준 씨의 지인은 박상준 씨가 심부름 센터 직원을 고용해 증거를 인멸했다고 증언했다. 심부름 센터 직원 역시 혓개수 음료와 주사기, 위조된 법인 서류를 폐교에서 태웠고 박상준 씨가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며 약봉지를 태웠다고 말했다.
결국 안씨는 살인이 아닌 상해 치사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으나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이에 제작진은 박상준 씨 등이 증거를 태웠다는 폐교에서 타다 남은 헛개수 음료병 등을 발견, 2심을 준비 중인 검사에게 증거로 제출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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