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오늘 승부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웃음)."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와의 2025 K리그1 9라운드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대구FC 서동원 감독대행은 이렇게 말했다.
16일 코리아컵을 마친 뒤 서 대행이 대구 선수들과 찾은 곳은 영화관. 최근 상영 중인 '승부'를 단체로 관람했다. 통역이 불가피한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국내 선수들이 모두 참가한 이날 단체 관람에 대해 서 대행은 "영화에 대해선 선수들과 많이 이야기는 못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승부의 원리를 조금 이해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을 더 냉정하게 받아들이면 오늘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박창현 전 감독이 울산 HD전 패배 뒤 자진사퇴하면서 서 대행에게 바통이 넘어갔다. 코리아컵에서 승리했지만, K리그1에선 6연패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상황. 반등을 위한 훈련도 중요하지만, 만신창이가 된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는 게 우선이라는 게 서 대행의 판단이었다. 서 대행은 "선수들의 걱정과 부담을 덜어주는 게 지도자의 역할 중 하나"라며 "우리 팀이 위기 상황인 건 분명하지만, 나부터 많이 웃고 농담을 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서 대행은 "박 전 감독님의 쓸쓸한 뒷모습을 선수단과 구성원 모두가 봤다. 그 부분에 대한 미안함,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있다"며 "그런 부분을 만회하는 게 우리 위치에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박 전 감독님이 떠나는 와중에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 뜻을 잘 받들어 오늘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총력전이었다. 이용래 플레잉코치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에이스 세징야가 컨디션 난조로 빠졌으나 라마스, 에드가, 요시노 등 외국인 라인업 대부분을 가동했다. 승리 외엔 실패 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대구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경기시작 5분 만에 전진우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12분 뒤엔 안드레아 콤파뇨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전반 35분 콤파뇨의 득점이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오프사이드 판정돼 노골 선언됐으나, 3분 만에 전진우에게 다시 실점했다. 전반전에만 3골차로 뒤지면서 발걸음은 더 무거워졌다. 후반 시작을 위해 경기장에 들어서는 대구 선수단을 향해 서포터스는 "정신차려 대구!"를 외치며 반등을 촉구했다. 전반전 슈팅 1개에 그쳤던 대구는 후반 시작과 함께 적극적으로 움직였지만, 위협적인 장면과는 거리가 멀었다. 후반 36분이 돼서야 정재상의 추격골이 터졌지만, 그게 끝이었다. 1대3.
이날 패배로 대구의 연패 부진은 7경기째로 늘어났다. '날개 없는 추락'도 계속됐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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