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22일 잠실 LG-NC전이 9회말 상황 때문에 화제를 모았다. LG의 끝내기 상황에서 벤치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유망주에게 맡겼다. LG는 기회를 놓쳤고 결국 연장전까지 가서 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온갖 훈수를 들었어야 했다. 가장 큰 원성은 '왜 오지환을 대타로 쓰지 않았느냐'였지만 이는 오지환이 옆구리가 아파서 애초에 대타로 나올 수 없었던 상황이었음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왜 이영빈에게 믿고 맡기는 판단까지 이르렀는지'는 궁금하다.
5-5로 맞선 9회말, 1사 3루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이영빈 타석이었다. 앞서 구본혁이 2루타를 치고 대주자 최원영으로 교체됐다. 박해민이 보내기번트를 대서 1사 3루를 만들었다.
염경엽 감독은 결정을 내려야 했다.
"무사 2루 때부터 엄청나게 고민을 했다. 어차피 (이)영빈이와 승부였다. 어떻게 승부를 할까. 수어사이드 스퀴즈를 할까. 주자가 좋으니까 세이프티 스퀴즈를 할까."
염경엽 감독은 강공으로 결정했다. 그는 "(구)본혁이도 그런 상황에서 끝내기를 치면서 성장을 했다. 결국에는 희생타를 치든 안타를 치든 쳐서 끝내면 팀도 이기고 영빈이에게도 어떤 좋은 성장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기든 지든 이영빈에게 어떠한 기회를 주고 그에 따른 결과는 감독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이는 단지 이영빈 '개인'만을 위한 배려는 결코 아니다.
이런 상황이 '한국시리즈'에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염경엽 감독은 우문에 현답을 내놓았다.
염 감독은 "한국시리즈였으면 엔트리를 그렇게 소진하지 않는다. 다 남겨 놓는다"며 웃었다.
이영빈에게 한 번 해보라고 번트를 시키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시리즈와 같은 극한 상황에 몰렸을 때 활용할 카드를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해서다. 이영빈이 그 카드가 될 수 있는지를 본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지금 우리가 구본혁과 송찬의가 (백업으로)올라와 있다. 둘 만으로도 엄청 도움이 되지만 한 명이 더 있어야 이제 정상적인 팀이 된다. 그 자리가 영빈이가 올라오든 (문)정빈이가 올라오든 찬의나 본혁이 역할에 가깝게 한 사람이 더 올라와 줘야 한다. 그래야 이런 상황에 카드가 하나가 더 생기는 것"이라고 조명했다.
이어서 "그 카드를 만들기 위해서 지금 어떻게 보면 엄청 투자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성공 체험이 이루어졌으면 더 좋았겠지만 실패로 가면 어쨌든 팀도 잃는 게 많다. 누군가 나오고 안 나오고 하는 데에는 분명히 다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어차피 결과에 대해서는 감독이 화살을 맞는다. 염경엽 감독은 "여러 옵션을 두고 선택은 감독이 하는 것이다. 책임도 감독이 진다. 그 경기는 나 때문에 졌다. 여러 고민을 했지만 어쨌든 틀렸다. 그 부분을 줄여야 목표한 성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만회를 다짐했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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