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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 지다니' 4년 무관에 혼이 나간 호날두…"미친 사람처럼 혼잣말" 눈물도 글썽글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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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왕년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알 나스르)가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패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탈락 고배를 마신 뒤 '이상 행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호날두는 1일(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가와사키와의 2024~2025시즌 ACLE 4강에서 2대3으로 패한 뒤 하프타인 부근에서 경기 내용과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양손을 돌리고, 양 손을 옆으로 펼쳤다. 골문 방향으로 손을 쭉 뻗기도 했다.

중동 매체 '쿠라'가 공개한 17초짜리 짧은 영상에는 호날두의 이같은 모습이 담겼다. '쿠라'는 "믿을 수 없다. 호날두가 준결승에서 탈락한 후 미친 사람처럼 혼잣말했다"라고 호날두가 보인 반응에 놀라움을 표했다.

호날두는 이날 선발출전해 어김없이 90분 풀타임 뛰어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8개의 슛을 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경기 막판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헛발질로 놓쳤다. 추정컨대, 호날두는 이 장면을 마음에 담아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SNS가 경기 후 공개한 영상에도 호날두가 울먹이는 표정으로 혼자 제스처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알 나스르는 전반 10분만에 이토 타츠야에게 선제 실점하며 끌려갔다. 전반 28분 '리버풀 출신' 사디오 마네가 동점골을 넣었지만, 41분 오제키 유토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후반 31분 '울산 출신' 이에나가에게 추가골을 허용한 알 나스르는 후반 42분 아이만 야히야의 골로 추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끝내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하며 펠레스코어로 패했다.

점유율은 75대25, 슈팅수는 21대9로 알 나스르가 앞섰지만, 결승 티켓을 얻은 팀은 4강에 유일하게 진출한 동아시아 클럽 가와사키였다. 가와사키는 구단 역대 최초로 ACLE 결승에 올라 알 힐랄을 꺾고 결승에 선착한 알 아흘리와 4일 우승컵을 다툴 예정이다. 가와사키는 영리한 전술과 조직력으로 알 나스르를 꺾으며 축구가 반드시 돈의 힘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가와사키의 선수단 시장가치는 약 247억원(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알 나스르는 10배가 넘는 2846억원이었다. 전 국가대표 수문장 정성룡(가와사키)은 2010년 성남에서 ACL 우승컵을 차지한 후 15년만에 두 번째 타이틀을 노린다.

충격이 컸던 걸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호날두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눈앞에서 트로피가 또 날아갔다. 호날두는 2023년 입단한 알 나스르에서 아직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2023년에 우승한 아랍클럽챔피언스컵은 공식 대회라기보단 친선대회에 가깝다. 호날두는 스포르팅, 맨유, 레알마드리드, 유벤투스 소속으로 유럽에서 30개의 크고 작은 트로피를 획득했다. '별들의 무대'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컵만 무려 5개.

호날두의 마지막 타이틀은 유벤투스 시절인 2021년에 코파이탈리아다. 4년째 우승 맛을 보지 못한 호날두는 올 시즌 사우디프로리그 우승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알 나스르는 29라운드 현재 승점 60으로, 선두 알 이티하드(승점 68)에 8점차로 뒤져있다. 어쩌면 ACLE은 호날두가 노릴 수 있는 마지막 '메이저 대회'였을지도 모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