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렇게 스타가 탄생하는 법.
프로에 오는 선수들의 실력 차이는 사실 '종이 한 장'이라고 표현한다. 지명 순위를 떠나, 프로에 올 정도면 다들 자신만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라는 것. 하지만 어떤 팀, 어떤 지도자를 만나느냐와 기회가 왔을 때 잡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뛰어난 자질을 갖춘 유격수인데 팀에 오지환(LG)이 있다면 수년 동안 주전 꿈을 꾸기도 힘들다. 반대로 이재현(삼성)은 팀 내 마땅한 유격수가 없어 신인 때부터 엄청난 기회를 받은 케이스다.
또 우연히 찾아온 기회에, 도저히 뺄 수 없는 초강력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경우가 있다. 요즘 KT 위즈 안현민을 보면 이렇게 스타가 탄생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준다.
힘은 엄청나다는 걸 다 알았지만, 이런 정교함까지 있는줄은 몰랐다. 안현민은 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역전 결승 투런포 포함, 2루타에 4타점 경기를 하며 팀의 5대4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비거리 145m에 가까운 충격적인 홈런을 뽑아내며 KT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이 한 경기로 호들갑이 아니다. 1군에 지난달 29일 콜업됐고, 30일 두산 베어스전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게 시작이었다. 안타, 타점으로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5월로 날짜가 바뀌자마자 대폭발하기 시작했다. 1일 두산전 시즌 첫 홈런, 2일 키움전 3안타 멀티 홈런에 3타점, 3일 키움전 홈런은 없었지만 멀티히트 2타점, 그리고 마지막 역전 결승홈런에 4타점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두산전 홈런은 상대 최강 마무리 김택연을 무너뜨렸기에, 상징성이 컸다.
처음엔 강백호의 컨디션에 좋지 않아 대신 선발로 들어갔는데, 뺄 수가 없는 활약을 해버리니 타격이 좋지 않던 배정대를 밀어내버렸다. 엄청난 수비로 절대 주전 자리를 놓지 않을 것 같던 배정대도 안현민의 기세에 눌렸다. 이강철 감독은 로하스를 중견수로 쓰는 강수를 두고 있다. 안현민에게 외야 포지션을 주기 위해서다.
이미 지난해 1군에 등장하자마 엄청난 파괴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현역으로 군 입대해 취사병으로 복무했는데, 안현민은 이를 기회로 여기고 군에서 근육량을 엄청나게 키웠다. 하지만 주루 플레이 도중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지금도 손가락이 다 굽혀지지 않는 후유증이 있다.
하지만 안현민은 포기하지 않고 지난해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착실하게 기본기를 다졌다. 특히 외야 수비에 공을 들였다. 원래 포수였는데, 강점인 타격을 살리려면 외야 전향이 필수였다. 어설펐지만, 이종범 코치와 호주 스프링캠프에서도 밤낮 없이 특훈을 했다.
4경기 4홈런 11타점.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급 행보다. 과연 안현민이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까. 이제 시작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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