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제 타격코치 아니고 감독이니까, 나서지 않는 편인데…"
모처럼 '영원한 캡틴' 시절의 피가 끓어오른 걸까.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직접 공을 들고 나섰다.
6일 사직구장. 경기전 고명준에게 연신 토스볼을 던져주는 사령탑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감독은 "어제오늘 (고)명준이, (정)준재에게 타격 메커니즘 연습하는 방법 같은 걸 좀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적지 않은 시간에 걸쳐 열정적인 타격 코칭이 이뤄졌다.
"이제 감독이니까, 담당 코치들 영역에 개입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 코치들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가끔 선수들이 결과가 안 나오니까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마음도 좀 풀어주고, 하는 김에 연습하는 방법을 빠르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
사령탑의 열혈 코칭 덕분일까. 올시즌 주전 2루수임에도 1할대 타율에서 고전 중인 정준재는 전날 1안타 1볼넷으로 2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실수없이 깔끔한 번트로 득점의 연결고리 역할도 해냈다. 고명준 역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쳤다.
이숭용 감독은 "어제 안타가 좀 나오니까 선수들이 '오늘도 또 올려달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명준이 같은 경우는 손보다 헤드가 뒤에서 나오면서 원심력이 붙어야하는데, 지금은 마음이 급하다보니 헤드가 너무 빨리 나온다. 어제부터 조금씩 나아지는 거 같다. 좌타자가 오른손을 덜 쓰는 훈련 방법이 있다. 이제 '느낌을 알 것 같다'고 하던데, 이런 반복 훈련은 매일 해야한다. 그래서 루틴이 중요하다. 몸으로 기억해야한다."
복귀전 첫 타석에 홈런을 쏘아올린 '레전드' 최정이 새삼 대단한 이유다. 최정은 전날도 홈런을 추가하며 통산 498개로 500호 홈런에 2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그러니까 최정은 레벨이 다른 선수"라며 웃었다. 이어 "타격은 잘 맞을 때는 잘 맞지만 한번 부진에 빠지는 순간 빠져나오기가 정말 어렵다. 타격을 잘하려면 선수의 성격도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