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까 사직에 왔었는데…마음 잘 추스렸으면 좋겠다."
부상으로 당분간 이탈하게 된 '마황' 황성빈을 향해 윤동희가 애틋한 속내를 전했다.
손가락 통증으로 빠졌던 황성빈은 정밀 검진 결과 왼손 약지 중수골 골절이란 소견을 받고 1군에서 말소됐다.
초구 기습번트 후 1루 베이스를 향해 몸을 던졌던 게 화근이었다. 슬라이딩이 아니라 다이빙의 모양새가 됐고, 베이스에 쓸고 지나간 손가락에 부상을 당한 것.
현장에서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은 "부상이 심한 것 같아 걱정된다. (황성빈 대신)리드오프를 누굴 써야되나"라며 심란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황성빈은 롯데 타선을 이끄는 돌격대장이다. 특유의 재기발랄함에 최근에는 컨택 능력까지 향상되며 타선이 답답할 때 활로를 뚫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는데, 당분간은 볼수 없게 됐다.
6일 부산 SSG 랜더스전에 황성빈을 대신해 1번타자로 나선 선수는 윤동희였다. 윤동희는 선두타자 홈런포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윤동희는 "'1번타자 중견수로 나간다'는 이야기는 경기 직전에 들었다. 자주 해온 역할이라 당황스럽진 않았다"고 했다.
다만 지난해초 1번타자를 맡았다가 부진했던 과거는 있다. 윤동희는 "출루를 해야한다는 욕심이 너무 강했다. 내가 치기보단 클린업 앞에 주자를 깔아줘야한다는 생각만 하다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이번에는 1번타자가 아니라 그냥 첫 타석이란 마음가짐으로 과감하게 휘둘렀다"고 돌아봤다.
당분간 리드오프로는 윤동희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 윤동희는 "이제 1번타자라고 해서 공을 많이 보려고 하거나, 스윙을 짧게 가져가진 않으려고 한다. 그냥 내 스타일대로 야구를 하는게 팀에게도 좋은 결과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만에 중견수를 봤는데, 성빈이형이 많이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에 동료애를 되새겼다"며 웃었다.
불운한 부상을 당한 황성빈과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 윤동희는 "아까 사직에 왔길래 병원에서 뭐라고 했는지 들었다. (황)성빈이 형이 마음 추스리고 나면 밥 한번 먹을 예정"이라며 안쓰러워했다.
"난 초등학교 때 말고는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한적이 없는 것 같다. 아마 성빈이형은 워낙 빠르니까 본능적으로 살아야겠다 살 것같다 싶으면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잘못된 플레이는 아니지만, 성빈이형은 이제 주전 중견수다. 부상을 항상 조심해야하는 선수다. 그렇게 해서 살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고 하고, 부상의 위험이 너무 크다. 다른 걸 떠나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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