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신의 한 수.
KBO리그 수준이 높아지고 인기가 올라가며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도 천문학적으로 뛰고 있다. KIA 타이거즈 에이스 네일은 총액 180만달러(약 25억원)를 받는다. KT 위즈 쿠에바스, 롯데 자이언츠 반즈 등 '장수 외인'들도 150만달러(약 21억원) 몸값이다. 이제 100만달러로는 '고액 연봉자'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
그런 와중에 보장 금액 70만달러(약 9억8000만원), 총액 95만달러(약 13억원)에 도장을 찍은 선수가 있다. 한화 이글스 와이스. 지난해 대체 선수로 합류해 5승5패를 기록하고 재계약에 성공했다.
사실 재계약에 의문 부호가 붙었던 것도 사실. 첫 시즌 압도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독립리그 출신으로 공은 빨랐는데, 제구나 경기 운영 측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한화는 올해 새 홈구장 개장과 함께 '무조건 가을야구'라는 엄청난 내부 목표가 있었다. 그렇기에 엄상백, 심우준 두 FA 선수들에게 128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썼다. 폰세와 함께 두 번째 외국인 투수도 이름값 높은 선수로 데려올 수 있었다. 투자에 인색할 팀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화의 선택은 와이스였다. KBO리그에 대한 적응 완료, 그리고 이닝 이터로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김경문 감독도 거의 반 시즌을 함께 했기에, 구단의 선택에 OK 사인을 냈다.
KBO 구단들이 2옵션 외국인 투수들에게 바라는 건 소박(?)하다.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돌아주고, 두자릿수 승수 정도를 해주면 '땡큐'다. 그런데 이게 웬일. 와이스는 현재 리그를 통틀어 최강 선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승 공동 3위, 탈삼진 4위, 퀄리티스타트 공동 2위다.
11일 키움 히어로즈전 8이닝 1안타 9삼진 무실점 완벽투. 직구 최고구속은 156km를 찍었다. 첫 3경기에서는 승리가 없었지만, 4월10일 두산 베어스전 승리를 시작으로 6경기 전승이다. 6승1패 평균자책점 3.36. 승리한 6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3실점 경기도 없었다. 또 6경기 중 3경기는 6이닝, 나머지 3경기는 7-7⅔-8이닝을 소화해줬으니 김 감독 입장에서는 너무 예쁠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올시즌 와이스의 활약에 대해 "캠프에서부터 지켜보니 준비를 정말 잘하더라. 날씨가 추운데도 자기가 해야할 걸 다 하고, 열심히 공을 던졌다. 그 노력이 지금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와이스 본인은 "지난해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특별히 바뀐 건 없다. 다만, 지난해에는 볼넷을 많이 주고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올해는 볼넷을 줄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상승세의 비결을 설명했다. 와이스는 올시즌 볼넷 15개로 선발 투수들 중 볼넷 허용이 매우 적은 쪽에 속한다. 가장 많은 볼넷을 기록한 선발 투수가 NC 다이노스 로건으로 24개인걸 감안하면 비교가 바로 가능하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투구수가 줄고, 이닝수는 늘어난다.
와이스의 최고 강점은 스태미너. 경기 후반에도 150km 이상 속구의 구속이 떨어지지 않는다. 와이스는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하며, 내가 지켜온 건 무조건 열심히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었다. 타고난 건 아니다. 경기 내내 빠른 구속을 유지할 수 있게 많은 훈련을 해온 결과인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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