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낸 변우혁의 호수비도 팀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팀을 살린 1루수 변우혁의 호수비를 칭찬했다. KIA는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간 시즌 4차전에서 4-1로 이겼다. KIA는 2연패를 끊으면서 롯데의 5연승을 저지했다.
타선에서는 김도영과 최형우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도영은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고, 최형우는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KIA 타선은 경기 초반 상대 외국인 투수 데이비슨에게 꽉 막혀 있었다. 데이비슨은 앞선 8경기에서 5승, 47⅔이닝, 평균자책점 1.70으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였다.
5회말 김도영이 혈을 뚫었다. 한승택과 박찬호의 안타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김선빈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삼켰지만, 다음 타자는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2-0 리드를 안겼다. 이어 최형우가 중견수 오른쪽 적시타를 쳐 3-0까지 거리를 벌렸다.
3-1로 앞선 8회말 추가점을 뽑으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김도영이 좌전 안타로 물꼬를 텄다. 롯데는 김강현에서 송재영으로 투수를 교체했고, 최형우가 볼넷을 골라 무사 1, 2루로 연결하자 김상수로 한번 더 마운드를 바꿨다. 이우성은 볼넷을 얻어 무사 만루로 연결했고, 변우혁이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날 때 3루주자 김도영이 득점해 4-1이 됐다.
9회초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마운드에 올랐다. 정해영은 역대 최연소 5시즌 연속 10세이브에 도전했다. 정해영은 1사 후 박승욱과 정보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고, 2사 후에는 고승민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놓였다. 롯데 강타자 레이예스와 승부가 주효했는데, 레이예스가 정해영의 포크볼을 제대로 받아쳐 우익선상으로 타구를 날렸다. 타구가 빠지면 4-4 동점도 충분히 가능했고,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이때 1루수 변우혁이 미친 호수비를 펼쳤다. 몸을 날려 레이예스의 빠른 타구를 낚아챈 것. 정해영 역시 재빨리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면서 땅볼로 잘 처리했다. 덕분에 정해영은 나이 23세 8개월 20일로 역대 최연소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에 성공했다.
김도현은 KIA에서 가장 안정적인 국내 선발투수다운 투구를 펼쳤다. 5⅓이닝 87구 4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2패)째를 챙겼다. 커브(27개)와 투심 패스트볼(25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직구(16개) 체인지업(11개) 슬라이더(8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다. 김도현은 올 시즌 호투에도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는데, 감격적인 2번째 승리를 챙겼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이 외국인 투수와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5회말까지 완벽한 투구를 해줬다.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전상현과 이준영이 위기를 잘 넘겨줬고, 조상우와 정해영도 좋은 투구로 팀 승리를 지켜줬다. 정해영의 최연소 5년 연속 10세이브 달성을 축하한다"고 총평했다.
이어 "공격에서는 5회말 2사후 김도영이 장타를 만들어내면서 다소 답답했던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고, 최형우의 추가 적시타도 중요한 타이밍에서 나와줬다. 2회초 정해원과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낸 변우혁의 호수비도 팀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고 덧붙였다.
변우혁 덕분에 세이브를 챙긴 정해영은 "5년 연속 10세이브라는 중요한 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오늘 투구 내용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위기의 순간에 선배들이 수비에서 큰 도움을 줬기 때문에 이런 뜻깊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정해영은 이어 "1아웃 이후 주자들이 쌓였지만, 무조건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카운트 싸움이 불리하게 흘러갔지만, 포수 한승택의 사인과 리드를 믿고 던졌다. 경기를 하다보면 수비의 도움이 물론 필요하지만, 스스로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투수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될 것 같다. 대기록들이 눈앞에 있지만, 그 기록들을 의식하지 않고 하나씩 차근차근 팀에게 의미있는 기록들을 쌓아나가고 싶다"고 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