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 탈락 기로에 선 중국 축구가 2006년생 초신성의 등장에 환호하고 있다. '중국 손흥민' 우레이(34·상하이포트) 이후 첫 유럽 빅리거 탄생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진다.
중국 축구 전문매체 '슈팅차이나'는 13일(현지시각), 2025년 중국슈퍼리그(CSL)에서 8골을 넣으며 득점 공동 선두를 질주 중인 왕위동(19·저장)이 현재 유럽 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더 페이퍼' 쑹청량 기자의 발언을 인용, '독일과 프랑스 복수 클럽이 왕위동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 왕위동은 올해 전국체전 이후 해외 진출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왕위동은 지난 4월1일 CSL 데뷔골을 터뜨린 후 약 40일 동안 8골1도움(11경기)을 작성했다. 현재 톈진 공격수 킬레스, 베이징궈안 공격수 파비오와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왕위동을 제외한 득점 랭킹 상위 10명은 모두 외국인으로, 왕위동은 단 34개의 슈팅으로 페널티킥이 없는 순수 필드골로 8골을 만들었단 점이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시장가치(트랜스퍼마르크트)는 40만유로(약 6억3000만원)다.
왕위동은 지난 10일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K리그 출신' 제카, 바코 등이 속한 강호 산둥타이산 원정에서도 전반 3분만에 '입장골'을 넣더니, 후반 24분 멀티골을 작성했다. 지난 1일 창춘야타이전(2대4 패)에 이어 2경기만에 작성한 멀티골이다. 팀은 전 울산 플레이메이커 바코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2대4로 졌다. 왕위동은 리그 9라운드와 10라운드에서 라운드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2024년 K리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토트넘으로 이적한 2006년생 동갑내기 양민혁(퀸즈파크레인저스)이 떠오르는 광폭 행보다. 왕위동은 2023년 프로데뷔해 지난 2년간 15경기를 뛰어 골맛을 보지 못했었다. 올해는 중거리슛, 발리슛 등 위치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골을 넣고 있다. 시원시원한 측면 돌파에 현지 팬들은 환호하고 있다.
'소후닷컴'에 따르면, 산둥팬들은 왕위동을 향해 "슈퍼리그에서 나가!"라고 소리쳤다. 악의적인 비하가 아니라 하루빨리 해외로 진출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응원이다. SNS상에도 왕위동의 유럽 진출을 바라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저장 구단 부회장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18세 왕위동이 중국 슈퍼리그에서 골을 넣고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어 매우 영광스럽고 기쁘다. 올해 왕위동은 리그, 국가대표팀, 그리고 전국체전에 집중할 것이다. 리그와 국가대표팀 훈련을 통해 왕위동은 더욱 성숙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때가 되면 우리는 왕위동의 해외 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유럽 진출이다. 적어도 유럽 2부 리그, 예를 들어 벨기에 리그, 네덜란드 리그, 포르투갈 슈퍼리그 등 유럽 2부 리그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왕위동은 5대 메이저리그 진출도 노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에 따르면, 언론인 펑첸은 앞서 개인 SNS를 통해 왕위동이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의 스타일을 배워야하며, 특히 돌파력과 창의력을 강조했다. 왕위동은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왼쪽 윙어와 스트라이커를 소화하는 자원이다.
왕위동은 지난 2022년 한 인터뷰에서 네이마르(산투스)의 플레이스타일을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에선 왕위동이 6월 A매치에서 중국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왕위동은 이미 지난 3월 호주와의 월드컵 예선전에서 후반 교체로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2010년 우레이 이후 대표팀 최연소 출전 기록을 썼다. 중국은 6월5일과 10일 인도네시아, 바레인과 2연전을 펼친다.
중국 축구가 마지막으로 품어본 유럽 빅리거는 우레이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스페인 에스파뇰에서 뛰다 2022년 중국 무대로 돌아왔다. 2019~202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33경기를 뛰어 4골을 넣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