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경계를 넘었다. 대한민국 체육계가 필드에서 화합의 꽃을 피웠다. 19일, 경기도 용인 코리아CC에서 필드의 '우정 잔치'가 열렸다.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 포항 스틸러스가 주최하고 스포츠조선, 스포츠경향, 스포츠동아, 스포츠서울, 스포츠월드, 일간스포츠 스포츠전문 미디어 6개사가 후원하는 '2025년 축구인 골프대회'가 펼쳐졌다.
이 자리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신태용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비롯해 축구계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이 '체육계 수장' 최초로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유 회장은 "체육인 행사라서 참가하게 됐다. 초대해주셔서 영광"이라며 직접 준비한 골프공을 선물했다. 대한체육회 로고가 선명한 골프공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신 부회장은 챙겨온 홍삼을 나누며 '훈훈한 시작'을 알렸다.
사실 세 사람은 2016년 리우올림픽의 인연이 있다. 정 회장은 2016년 리우올림픽 선수단장이었다. 신 부회장은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브라질 땅을 밟았다. 당시 혈혈단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에 나섰던 유 회장을 정 회장이 현장에서 물심양면 지원했다. 당시 신태용 감독도 표심을 보탰다. 유 회장의 '탁구 선배' 김택수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과 1970년생 '개띠 친구'인 신 감독은 유 회장과도 10년 가까이 우정을 쌓아온 사이. 한조로 편성된 이들은 그린 위에서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에 양보란 없었다.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 회장과 '축구 레전드' 신 부회장의 샷 대결, 입담 배틀이 흥미진진했다. 유 회장은 티샷 전 "골프를 안 친 지 1년이 다 돼간다. 지난해 9월에 치고 안 쳤다"고 했다. 그러나 승부사답게 대회 당일 아침 골프연습장에서 감각을 바짝 끌어올렸다는 후문. 신 부회장은 유 회장의 날선 샷에 "1년 만이 아닌데"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유 회장은 "골프를 잘 치는 편은 아니지만 알바트로스 등 각종 기록은 가지고 있다. 탁구 칠 때도 '한방'이었다. 1회전 탈락 아니면 우승이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2018년 우승자' 신 부회장은 참가 리스트에서 '우승후보'를 지목하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종목을 떠나 운동한 사람들은 당연히 승리 욕심이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시작은 신 부회장이 좋았다. 2번홀에서 미스샷인 줄 알았던 그린 공략이 '러닝어프로치'에 성공하는 행운이 따랐다. 신통방통한 샷에 정 회장이 놀랐을 정도. 신 부회장은 "운도 실력입니다. 회장님!"이라며 웃었다. 반면, 유 회장은 2번홀 티샷에서 '삐끗'하는 실수를 범했다. '멀리건' 허용 횟수를 두고 옥신각신했다. '짝꿍' 정 회장이 "'멀리건' 한번씩 허용할까요"라고 묻자, 신 부회장이 "전후반 한 번씩"이라며 강경 대응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3번홀에서 신 부회장의 오비 실수가 나왔다. 신 부회장의 '멀리건' 사태에 유 회장이 "파3에서 '멀리건'은 너무 자존심 상하는 일 아닌가요. 인정할 수 없습니다"라며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3번홀 벙커에서 탈출하는 정 회장의 부드럽고 노련한 샷도 인상적이었다. '리우 인연'들은 팽팽한 승부 속 서로를 향해 "굿샷!"을 외쳤다.
치열하고도 유쾌한 봄날의 필드, 체육인과 축구인이 하나가 됐다. 축구인 행사에 처음 함께한 유 회장은 "체육인의 우정과 화합을 위한 이런 행사라면 앞으로도 자주 참석하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용인=전영지 김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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