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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람 맞나' 2년 연속 5점대 → 0점대 언터처블, 어떻게 이만큼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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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자칫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었던 장면. 그 위기를 막아냈다.

SSG 랜더스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최종 스코어 5대3로 잡았다. 3연승을 달렸다. 이날 SSG는 대체 선발 전영준을 올렸던 상황. 2022년 이후 3년만에 1군 무대에 오른 전영준이 4⅓이닝 3실점으로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고, 상대 외인 선발 잭 로그를 상대로 이기면서 기쁨이 두배가 됐다.

위기는 있었다. 초반 점수를 뽑아내며 4-0으로 앞서던 SSG는 4회와 5회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4회말 1사 1,3루에서 땅볼 타점으로 첫 점수를 내준데 이어 5회말 전영준이 양의지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면서 점수 차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SSG 벤치의 첫번째 선택은 좌완 박시후였다. 좌타자 김재환을 노린 선택이었는데, 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2루 도루까지 내주고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오명진에게 내야 안타를 맞자 벤치가 다시 움직였다.

우완 불펜 요원 이로운이 등판했다. 이로운은 주자 2,3루 위기 상황에서 강승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패스트볼처럼 들어오면서 휘는 특유의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6회에도 투구를 이어간 이로운은 추재현과 박계범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한 후 이날 타격감이 좋았던 정수빈은 좌익수 플라이로 깔끔하게 처리하며 1⅓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중간 투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달아오르기 시작했던 두산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투구였다.

올 시즌 확실히 달라진 이로운의 모습이다. 2023년도 고졸 신인으로 SSG에 입단한 이로운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 지명자 출신이다. 한화 김서현, KIA 윤영철 등 쟁쟁한 동기생들과 함께 최상위 순번에서 지명을 받았을 만큼 가능성이 넘쳤다.

당시 팀 상황과 맞물려 행운이 따르면서 사실상 1군 풀타임 3년 차를 맞이했지만, 사실 지난 2년간은 가능성만큼이나 고민도 컸다. 2년 연속 5점대 평균자책점과 기복이 심한 제구와 투구 결과까지 확실한 필승조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직구 그립을 살짝 바꿔 구위를 살리면서도 제구가 더 편해졌고, 변화구도 업그레이드를 시켰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되찾았다. 좋지 않은 결과가 반복되며 다소 위축되기도 했던 이로운은 올해 시범경기부터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면서, 현재까지 23경기 2승1패 6홀드 평균자책점 0.79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20이닝 던진 리그 전체 불펜 투수들 가운데, 한화 김서현(0.75)에 이어 최저 평균자책점 2위에 해당한다.

이로운이 필승조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불펜 선택지도 넓어졌다. 이로운에 김민, 노경은, 좌완은 한두솔까지. 마무리 조병현까지 뎁스가 탄탄해졌다.

이숭용 감독은 "작년에는 로운이가 그렇게 마음고생을 시켰다"고 농담을 하면서도 "테스트하는 느낌이었다. 욕을 먹으면서도 계속 썼던 이유가 나름대로 올해를 두고 그림을 그렸었다. 결국 이로운, 한두솔 이런 친구들이 좋아져야 탄탄해질 거라고 봤다. 로운이를 혼도 내보고, 훈련을 더 강하게 시키고,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충격 요법을 주기도 했었다. 작년에 2군에 내려보내서 하체 훈련도 열심히 시켰다. 다행히 선수도 느낀 바가 있는지 열심히 했고, 그런 부분들이 성과로 나오고 있다. 감독으로서는 고맙다"고 이야기 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