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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하니 이런 얘기까지 나오네' 브라질도 손흥민 집중 조명, 'SON, 유스 시절 피게이렌시 꺾고 우승한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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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명실상부 월드클래스가 된 손흥민(토트넘)을 브라질에서도 조명했다.

마침내 손흥민이 무관의 한을 풀었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각)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맨유와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UEL) 결승전(단판승부)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로 앞서나간 토트넘은 남은 시간 맨유의 파상공세를 잘 버티며, 2007~2008시즌 리그컵을 들어올린 이후 1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유럽 클럽 대항전 우승은 1983~1984시즌 당시 UEFA컵 정상 이후 무려 41년 만이다.

2010~2011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차지한 메이저 우승이었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2020년 한해 가장 멋진 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FIFA(국제축구연맹) 푸스카스상, 4번의 EPL 이달의 선수상, 9번의 베스트 풋볼러 인 아시아상 등을 수상했다. 이밖에 열거하지 못한 상까지 포함하면, 누구보다 빛나는 커리어를 쌓았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등 세계 최고의 무대를 누볐지만, 그동안 단 한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유일한 우승 기록이었다. 아시안게임은 FIFA 주관 대회가 아니다. 2018~2019시즌 UCL, 2020~2021시즌 리그컵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2019년 UCL 결승에선 리버풀에 0대2로 졌고, 2021년 리그컵 파이널에선 맨시티에 0대1로 패했다.

손흥민은 이날 맨유전, 벤치에서 출발했다. 발 부상을 떨치고 돌아온 손흥민은 17일 애스턴빌라와의 EPL 37라운드에서 선발로 출전, 74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예열을 마쳤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UEL 결승전에 나설 준비가 됐다"며 선발 출전을 시사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 대신 히샬리송 카드를 택했다. 손흥민은 히샬리송이 부상으로 쓰러진 후반 22분 교체투입됐다. 손흥민은 헌신적인 플레이로 한 골을 지켰다. 윙백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맨유 공격을 막고 또 막았다. 맨유의 마지막 파상공세가 끝났고, 종료 휘슬이 울렸다.

손흥민은 학수고대했던 우승이 확정되자, 바로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포효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인종차별 이슈가 있었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가장 먼저 다가와 손흥민과 포옹했다. 손흥민은 "(벤탄쿠르에게)너보다 더 축하받을 사람은 없다면서 축하해줬다"고 했다.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경기장 구석구석을 다닌 손흥민은 아쉬움이 아닌 기쁨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 아버지 손웅정씨도 그라운드로 내려와 수고한 아들을 꼭 안아줬다.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첫 토트넘 캡틴이 됐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도 못한 일이다. 케인은 토트넘에서의 계속된 우승 실패에 좌절을 느끼고 2023년 여름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손흥민은 달랐다. 숱한 러브콜에도 토트넘에 남았다. 10년간 헌신했고, 마침내 그 보상을 받았다. 영국 언론은 '손흥민은 어쩌면 케인을 넘어, 21세기 최고의 토트넘 선수일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토트넘 구단은 SNS에 태극기를 두른 손흥민의 사진과 함께 '메이저 우승으로 이끈 한국에서 온 최초의 캡틴'이라는 글로 그간의 노고에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454경기 173골-101도움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 역대 최다 출전 5위, 최다 득점 4위, 최다 도움 1위에 올라있다. 레전드라는 호칭에 손사래를 치던 손흥민도 이날만큼은 달랐다. 그는 경기 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난 이제 '레전드'라고 말하겠다. 왜 안 되나. 오늘만! 17년 동안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다. 이게 내가 항상 꿈꿔왔던 것이다.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웃었다. 트로피에 부딪혀 이마를 살짝 다쳤음에도 싱글벙글이었다.

유럽축구연맹(UEFA)을 비롯해 전 유럽 언론이 손흥민의 우승을 조명한 가운데, 브라질도 손흥민과의 인연을 공개했다. 23일 브라질 글로부는 '손흥민이 유로파리그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유스 레벨에서 이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고 전했다. 때는 2007년 10월이었다. 한국에서 열린 유소년 대회에 피게이렌시 U-15팀이 참가했고, 한국 U-15팀과 맞붙었다.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으로 활약했고, 3대1로 승리했다. 글로부는 '손흥민이 세번째 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