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경기에서 합계 12이닝 2실점을 했는데, 돌아온 것은 패배 뿐. 유독 '캡틴'의 등판 날에 안풀리는 SSG 랜더스다.
SSG는 지난 22일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SSG는 두산 선발 홍민규를 상대로 3~5회 4점을 뽑아내며 리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SSG 선발 투수 김광현도 6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호투로 기대에 부응했다. 김광현은 6이닝 5안타 7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한 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유일한 실점은 7회 책임주자를 남겨두고 내려간 상태에서, 두번째 투수 이로운이 승계 주자 실점을 허용하면서 나온 점수였다.
SSG는 7회부터 필승조를 가동했다. 이로운~노경은~김민으로 이어지는 올 시즌 팀내 불펜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들이다. 그런데 이로운부터 평소와는 다르게 안타를 맞아나가기 시작했다. 2연속 안타 허용 후 1실점, 이후 다시 SSG가 투수를 노경은으로 교체해 7회말 수비는 1점으로 막았지만 문제는 8회였다.
김민이 8회 선두타자 양의지를 1루수 플라이로 잡고, 2루타와 볼넷 2개로 주자가 쌓이기 시작했다. 제구가 흔들리면서 위기에 몰렸는데 오명진에게 맞은 타구가 2루수 방면 내야 안타가 되면서 3루주자가 득점했다.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김민은 박계범에게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면서 큰 고비를 넘기는듯 했다. 그런데 마지막 한 방을 맞았다. 9번타자 임종성이 김민의 149km 투심을 공략해 잠실구장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10m짜리 깜짝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역전 만루 홈런. SSG의 리드가 허망하게 사라지는 점수였다.
홈런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넘겨준 SSG는 9회초 1점 만회에는 성공했지만 끝내 재역전에는 실패했다. 최종 스코어 5대6 패배였다.
이로써 김광현의 시즌 3승이 또 불발됐다. 김광현은 최근 등판한 2경기에서 각각 6이닝 1실점씩을 기록했다. 2경기에서 12이닝 2실점으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좋은 기록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무승 1패만 기록했다.
올 시즌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는 김광현이다. 정규 시즌 개막 시리즈였던 3월 23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 5⅔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승을 거둔 후 무려 7경기 동안 승리 없이 5패만 쌓았고, 5월 11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7이닝 1실점 호투해 2승을 어렵게 챙겼지만 이후 다시 승운이 없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만만치 않은 한화 타선을 상대로 6이닝 1실점으로 선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바로 8이닝 1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괴물' 코디 폰세였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두산전 역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라고 생각했지만, 올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필승조 투수들이 흔들리면서 개인 승리와 팀 승리가 동시에 날아가고 말았다. 경기 중반 두산 투수진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찬스에서 아쉽게 끝난 추가 득점 불발이, 결국 마지막 발목을 잡는 요소로 돌아왔다.
김광현이 잘 던지면 득점 지원이 아쉽고, 반대로 김광현이 무너지는 경기에서는 도움의 여지조차 남지않고있는 상황.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펼치면서 베테랑 선발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지만,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다음 등판에서는 다를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