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다시 태어난 '재벌집 막내아들 송중기'보다 LG 트윈스 막내 선발 송승기(23)가 더 잘생겨 보인 하루였다.
LG 트윈스의 5선발 송승기가 25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팀의 9대3 승리를 이끌었다. 송승기는 이날 6⅔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지며 9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4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9탈삼진은 송승기의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으로, 종전 기록인 지난달 29일 한화전에서의 7탈삼진을 넘어섰다.
3연승을 달린 송승기는 시즌 5승(3패)째를 올렸다. 14일 키움전 6이닝 무실점, 20일 롯데전 5이닝 3실점의 기세를 계속 이어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83으로 더욱 낮아졌다.
이날 송승기는 최고 시속 148km의 속구를 앞세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SSG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염경엽 감독의 주문에 따라 공격적인 투구를 펼친 송승기는 총 108개의 투구 중 70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아넣었다.
위기 관리 능력도 빛났다. 4회말 2사 1, 2루 상황에서 이지영을 바깥쪽 낮은 코너에 꽂히는 공으로 루킹 삼진 처리. 6회말에도 정준재의 볼넷과 고명준의 2루타로 2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한유섬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감정 기복없이 투구를 이어간 송승기가 포효한 순간이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송승기는 선두 타자 이지영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안상현과 채현우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후 이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넘겼다.
타선의 지원도 빛났다. 오스틴은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선봉에 섰고, 이주헌은 시즌 첫 3안타(1홈런)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신민재와 문보경도 멀티히트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송승기는 올 시즌에는 2선발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선발진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5선발 임에도 1선발 같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2021년 2차 9라운드(전체 87번)로 LG에 입단한 송승기는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주로 2군에 머물며 별 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3년 5월 상무 야구단 입대가 전환점이 됐다. 혹독한 훈련으로 송승기가 다시 태어났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우고 팔 스윙을 교정해 140km초반에 머물던 구속을 최고 150km까지 끌어 올렸다. 송승기는 지난 해 11승(4패), 평균자책점 2.41, 121탈삼진을 기록하며 퓨처스리그 투수 3관왕을 차지했다.
염경엽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송승기를 5선발로 낙점했고 첫 선발 등판이었던 3월 2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사령탑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송승기가 지금같은 활약을 계속 보여준다면 올 시즌 신인왕 도전도 충분히 가능하다. 상무 입대 전 송승기의 1군 등판은 8경기 91/3이닝이 전부였다.
다시 태어난 송승기의 올 시즌 활약이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