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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한테 던지듯 해봐"…'19년 선배'가 이런 말을? 사령탑 인정한 '당찬 피칭', '152㎞ 강속구' 선발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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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다음 등판이 더 기대되는데요?"

2025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6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최민석(19)은 지난 21일 잠실 SSG전에서 선발 등판해 데뷔전을 치렀다. 두산이 1라운드 신인으로 내야수 박준순을 지명한 만큼, 최민석은 2025년 신인드래프트 두산의 첫 투수 지명 선수였다.

최고 구속은 150㎞가 나왔고, 스위퍼와 스플리터를 섞어 4이닝 2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자 최지훈을 삼진으로 잡은 최민석은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았다. 2회 2사 후 연속 볼넷 뒤 적시타 수비 실책 등으로 3실점을 했다. 그러나 3회와 4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총 75개의 투구수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사 후 수비수의 도움이 부족했고, 볼넷이 나오면서 실점이 나왔다"라며 "당당하게 스트라이크를 잘 넣었다. 볼 비율이 조금 높았지만, 데뷔전에서 선배들에게 주눅이 들지 않고 잘했다"고 칭찬했다.

최민석은 "관중이 많은 곳에서 야구를 하니 신났고, 내 공을 더 잘 던질 수 있었던 거 같다. 경기 때에는 막 긴장이 안 됐는데 경기에 들어가니 1시간 전 정도부터 긴장되고 붕 떠있던 거 같다"라며 "제구는 좀 안 됐는데 타자들이 제 공을 처음 보니 강하게 승부하면 못 치겠다 싶어서 들어간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멘털은 에이스 못지 않았다. 수비 실책 등에 실점이 나와 아쉬울 법도 했지만, "내가 볼넷을 줬기 때문에 일어난 상황이었다. 내가 더 집중하고 막았어야 했다"라며 오히려 선배들을 감쌌다. 아울러 5회에도 올라가고 싶었던 마음에 대해서는 "2회 잘 던졌다면 욕심을 냈겟지만, 투구수가 늘어나서 4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포수 양의지는 긴장한 신인을 위해서 한 마디를 던졌다. 최민석은 "양의지 선배님께서 '후회하지 말고, 그냥 친구한테 던지듯 던져라'라고 말해주셨다"라며 "덕분에 마운드에서 편한 마음으로 의지 선배님을 믿고 공을 던졌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두산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박준순과 함께 3라운드 지명인 홍민규를 합류시켰다. 선배들과 함께 몸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쳐 아쉬움도 있었지만, 오히려 자신에게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는 시기를 보냈다. 퓨처스리그에서 차근차근 성장 단계를 거쳤다. 피칭에 힘을 붙이기 위해서 6㎏를 증량했고, 웨이트를 늘리기도 했다. 최민석은 "스프링캠프를 가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고 내 자신에게도 실망을 했지만,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시즌 들어가면 보여주자고 했던 게 도움이 됐다"라며 "권명철 코치님을 비롯해 2군 코치님들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또 홍건희 선배님께서도 '세게 던지려고 하기보다는 제구가 되는 모습을 보여줘라. 네 공을 던져라'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제구력이 좋은 선수인데 첫 경기다 보니까 긴장한 거 같다. 한 경기로 단정지을 수 없다. 다음에도 한 번 더 기회를 주려고 한다. 다음 등판은 더 기대가 된다"라며 추가 기회를 약속했다. 최민석은 KT전 등판이 유력하다.

최민석은 "첫 등판에서는 내가 타자 상대하는 건 똑같으니 같은 타자라고 생각하고 던졌다. 다음 경기에서는 이런 생각과 함께 제구나 이런 부분을 더 신경써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라며 "한 번 반짝이는 선수가 아닌 꾸준하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