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김혜성한테 2루타 맞은 오타니 소리쳤다" 왜?…벌써 156㎞! 오타니도 놀란 강속구

by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김혜성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맞은 오타니 쇼헤이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소리쳤다."

LA 다저스가 7억 달러(약 9536억원)를 투자한 슈퍼스타 오타니가 드디어 빅리그 마운드에 섰다. 오타니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플러싱에 있는 뉴욕 메츠의 홈구장 씨티필드에서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다. 다저스는 메츠와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를 4시간여 앞두고 투수 오타니의 완성도를 점검했다.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라 타자를 세워두고 투구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라 미국 현지 언론의 관심이 매우 뜨거웠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오타니가 마지막으로 빅리그 마운드에서 타자를 상대한 날은 무려 641일 전이다. LA에인절스 시절인 2023년 9월 토미존 수술을 받은 이후로는 타자로만 그라운드를 누볐다.

오타니는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과 포수 달튼 러싱,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코치인 JT 왓킨스까지 타자 3명을 상대했다. 왓킨스 코치는 과거 보스턴 레드삭스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었다. 오타니는 좌타자인 김혜성과 러싱 외에 우타자도 상대해 보고 싶다고 했고, 왓킨스 코치가 기꺼이 상대가 됐다.

이날 오타니의 공을 공략한 타자는 김혜성 뿐이었다. 김혜성은 오타니와 첫 맞대결에서는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오타니는 김혜성의 공을 잡고 1루로 송구하는 시늉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1루를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

김혜성은 두 번째 타석에서 오타니의 공을 받아쳐 우익수 쪽 2루타를 날렸다. 날카롭게 뻗어 가는 타구에 오타니는 우익수 에르난데스에게 곧장 몸을 돌려 "잡을 수 있었던 타구야?"라고 소리쳐 물었다. 실제 경기였다면 잡을 수 있는 타구였냐는 뜻이었다. 김혜성에게 허용한 2루타를 민감하게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었던 장면.

MLB.com은 '김혜성은 2번째 타석에서 (1루 송구 장난을 쳤던) 오타니에게 복수했다. 우익수 쪽에 깨끗한 2루타를 쳤다. 오타니는 옆에서 라이브 피칭을 지켜보고 있던 우익수 에르난데스에게 몸을 돌려 그라운드에 있었다면 잡을 수 있었겠느냐고 물었다'고 설명했다.

왓킨스 코치는 삼진과 볼넷, 러싱은 삼진을 기록했다. 김혜성과 2차례 맞대결을 포함, 총 5타자를 상대했다.

오타니는 공 22개를 던졌다. 마크 프라이어 다저스 투수코치에 따르면 오타니의 직구 구속은 평균 95마일(약 153㎞)이었고, 최고 97마일(약 156㎞)까지 찍혔다. 오타니는 스위퍼를 포함해 직구, 싱커, 커터, 스플리터 등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을 점검했다.

프라이어 코치는 "이곳에 있던 누구도 오타니가 할 수 있는 일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도 "오타니의 공은 좋아 보였고 건강해 보였다. 자신감이 느껴졌고 견디는 힘도 좋아 보였다. 구위도 꾸준히 유지했고, 무브먼트도 좋았다. 첫 라이브 피칭 치고 훌륭했다"고 총평했다.

오타니는 "타석에 타자를 세워두고 던지면 더 세게 던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속은 93~94마일 정도로 유지하려고 했지만, 96, 97마일을 찍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러고 싶진 않았는데, 그 구속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신호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오타니는 2023년 8월 이후로 투타 겸업 스타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 언론이 오타니가 불펜 피칭을 시작했을 때부터 집요하게 따라붙으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에게 언제쯤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 묻고 있는 이유다. 올스타브레이크 전에는 투수 오타니를 보기 어렵다는 게 지금까지 다저스의 입장이다.

오타니는 다저스 이적 첫해인 지난해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며 개인 통산 3번째 MVP를 차지했다. 투수로는 건강했던 2022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상위 5명 안에 이름을 올렸다. 진짜 건강한 오타니는 시속 100마일(약 161㎞)을 웃도는 강속구를 뿌린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를 타자로 보는 것에 너무 익숙해졌다. 투수로만 마운드에 오르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색다르고 흥미로운 일이었다. 투수로 준비하는 과정이 잘 진행된다면 오타니는 최고의 선발투수다. 우리가 기대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