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전 토트넘 수비수 라몬 베가(51)가 팀의 성공 비결로 한 남자,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을 지목했다.
베가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토트넘에서 뛰며 1999년 리그컵 우승을 차지한 일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강력하면서도 침착한 수비력, 라커룸 내 리더십으로 명성을 떨쳤다.
베가는 25일(현지시각) 중동 스포츠매체 '쿠라'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의 2024~2025시즌 유럽유로파리그 우승에 대해 "오랜만에 이런 업적을 달성하는 걸 보게 돼 놀라웠다. 나는 1999년 리그컵 우승 경험이 있어서, 오랜 기다림 끝에 우승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특히 수년간 트로피가 부족한 팀이 온갖 비판 속에서 유럽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장면을 보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이번 우승은 젊고 경험이 부족한 팀에 있어 매우 중요하며, 팀에 큰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반색했다.
토트넘은 지난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맨유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브레넌 존슨의 선제결승골을 지켜내며 1대0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만에 무관에서 탈출했다. 유럽클럽대항전 타이틀을 거머쥔 건 1984년 이후 41년만이다. 베가는 토트넘의 '성공 비결'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부상자, 리빌딩, 수많은 신인급 선수로 인해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선수단의 80%가 어느 시점에 부상을 당하는 등 감독으로선 매우 불안정한 상황의 연속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과 선수들을 믿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한번도 뛴 적 없는 젊은 선수들에게 우승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그가 팀에 불어넣은 정신력은 정말 놀라웠다"라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난 항상 (부임)2년차에 우승을 하곤 한다"라는 말을 지켰다. 베가는 "유로파리그 우승이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리그, FA컵, 리그컵,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하려면 매우 강력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 갈 길이 멀지만, 이번 우승은 토트넘에 큰 활력소가 될 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베가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모든 찬사를 받을 만하다. 시즌 내내 비판에 직면했고, 여러 차례 사임 요청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비전을 고수했고, 팀의 우승을 확신했다. "우리가 반드시 우승할 것"이라는 끊임없는 메시지는 모두가 그를 믿게 만들었다. 이제 그의 약속이 실현됐다. 더 이상 그를 비웃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모두가 그의 자질을 믿기 시작했다. 전 세계 클럽이 '우승 감독'인 그를 주목하고 있다. 토트넘이 그를 붙잡기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베가는 1990년대 후반 토트넘과 최근 토트넘을 비교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가 '남자'였다는 사실이다. 요즘 선수들은 아직 소년 같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우리는 강한 정신력, 강한 인격을 지니고 있었다. 지금 팀에는 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많지만, 아직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 우리 시절에는 자신감, 경험, 성숙함이 있었는데, 이 세대에는 그런 점이 부족하다"라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