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슈 메이커'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또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는 '화이트보드'라는 새로운 아이템까지 장착했다. 사연은 이렇다. 광주는 2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15라운드를 치렀다. 경기 중 이 감독이 갑자기 화이트보드를 들어올렸다.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하기 위해서였다. 화이트보드에는 '4-3-3', '숫자 많이'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대개 벤치에 있는 감독들은 큰 소리로 작전을 지시한다. 워낙 소리를 지르다보니, 경기 후 감독들의 목은 쉬기 일쑤다. 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으면, 주장이나 베테랑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 지시 내용을 전하거나, 직접 종이에 적어 선수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파격의 아이콘' 이 감독은 또 다시 남들과 다른 길을 걸었다. 화이트보드 작전 지시라는 신개념 퍼포먼스를 펼쳤다. '축구의 본고장' 유럽이나 남미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이 감독이 화이트보드를 든 모습이 방송중계 화면에 잡히며,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단숨에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짤'이 됐다. K리그 팬들은 화이트보드에 '숫자 많이'라는 글을 지우고, 자신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적는 '밈'을 양산하고 있다. SNS에서도 화제몰이를 하며, 여러 쇼츠로 제작되고 있다. 중계방송사인 스카이스포츠는 '세계 최초 도전골든벨형 감독'이라며 영상을 업로드했다.
이 감독이 화이트보드 활용을 결심한 것은 지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8강전 후다. 당시 사우디 제다에서 알 힐랄과 경기를 치른 이 감독은 6만 관중의 함성에 묻혀 지시를 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0대7 대패는 선수들이 얼기도 했지만, 이 감독의 지시가 제때 전달되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이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온 후 구단에 화이트보드 구매를 요청했다. 사실 시작은 18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14라운드였다. 당시 이 감독은 골키퍼 김경민을 향해 '앞으로 나가'가 적힌 화이트보드를 들었다. 하지만 김경민은 이 글자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화이트보드를 보기 위해 골대를 비우기까지 했다.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들이 박장대소했다고.
이 감독은 강원전에서도 화이트보드를 활용했다. '숫자 많이'는 반대 전환을 통해 기회를 만들기 위한 지시였다. 한쪽으로 상대를 몰기 위해, 숫자를 늘리라는 요구였다. 이 감독은 화이트보드를 통해 연신 지시를 했지만, 아쉽게도 득점에 실패하며, 0대1로 패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경기, 움직임에 관한 플랜은 이미 정해져 있다. 요약해서 적어놓고 보여주면 그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화이트보드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앞으로도 화이트보드를 활용해 지시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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