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아직 사인 안 줬는데…."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김도영(22)이 전력질주하는 것을 지켜보면 여전히 불안하다. 김도영은 올 시즌 개막 직후 햄스트링을 다치는 바람에 한 달 정도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다. KIA의 시즌 초반 구상이 꼬인 결정적 이유 가운데 하나였고, 김도영은 부상 여파로 타석에서 고전하다 이제야 지난해 MVP다운 타격을 하고 있다.
김도영은 지난해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해 눈길을 끌었다. 안타를 치고 출루하면 끊임없이 도루를 시도하며 상대 배터리를 흔들고, 아니면 담장 밖으로 타구를 날려 상대팀에는 매우 머리가 아픈 존재였다.
그러나 김도영은 지난 23일까지 발이 꽁꽁 묶여 있었다. 이 감독이 도루 사인을 내지 않아서다. KIA는 현재 나성범(종아리) 김선빈(종아리) 패트릭 위즈덤(허리) 등 주축 타자들이 대거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김도영이 도루를 급히 시도하다 또 다치면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김도영은 오히려 팀을 위해 더 뛰고 싶었다. 현재 KIA 타선은 김도영과 베테랑 최형우 둘로 버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김도영은 본인이 안타로 출루했을 때라도 최형우가 타점을 올릴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루를 하고 싶었다.
김도영은 이달 중순 "이제 뛰는 게 100% 되는 것 같다. 이제 감독님이 사인만 주시면 튀어 나가겠다. 감독님께 이제 그린라이트를 내달라고 말씀도 드렸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도영은 지난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1호, 2호 도루에 성공하며 드디어 봉인을 풀었다. 김도영은 4회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고, 최형우가 우월 투런포를 터트리면서 KIA에 2-0 리드를 안겼다.
김도영은 3-3으로 맞선 5회초 선두타자로 내야안타를 친 뒤 최형우와 이우성이 진루를 못 시켜주고 아웃되자 또 한번 뛰었다. 2사 1루 변우혁 타석에서 2루를 훔치며 시즌 2호 도루까지 성공했는데, 변우혁이 헛스윙 삼진에 그쳐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김도영은 결국 7회초 좌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팀에 4-3 리드를 안겼는데, 불펜이 무너지는 바람에 팀은 4대8로 패했다.
KIA는 이날 뛰는 김도영의 위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여전히 불안하다.
이 감독은 "아직 (도루 사인을) 안 줬는데, 몸이 훨씬 좋아졌다는 말을 자기가 계속했다. 언젠가는 한번 뛰겠지 했는데 어제(24일) 또 뛰더라. 여름부터가 굉장히 중요한데, 그때까지 몸 관리를 잘해서 가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이제부터는 선수 본인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체크를 하면서 경기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감독은 그린라이트는 아직이라고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 김도영이 판단해서 꼭 뛰어야 한다고 생각해 뛰면 말릴 방법은 없지만, 무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본인이 다리가 안 좋을 때는 안 뛸 것이고, 다리가 괜찮다고 느낄 때 한 점을 꼭 내야 하는 중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때만 뛰지 않겠나 생각한다. 너무 많이 뛰면 체력 소모가 크고, 타격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최대한 중요한 상황에서 뛸 수 있을 때 뛰고, 체력을 안배하면서 시즌을 치르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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