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박세웅이 많은 투구수를 소화하고 있다."
선발투수의 책임감, 에이스다운 투혼은 보는 이의 피를 끓게 한다.
스스로에게도 짜릿한 경험이다. 호투를 끝내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투수에겐 기립박수와 터질듯한 연호가 쏟아진다. 100구의 피로를 잊게 할 기세다.
잘 던졌을 때 얘기다. '선발투수는 이닝이 훈장'이란 이야기도 있지만, 무엇보다 팀의 승리가 최우선이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동안 총 106구를 던졌다.
이로써 올시즌 박세웅의 투구수는 1209개, 폰세(한화 이글스, 1206개)를 넘어 시즌 최다 투구수 1위가 됐다. 경기당 평균 100구를 넘게 던진 투수는 현재 10개 구단에서 박세웅과 폰세, 그리고 라일리(11경기 1101구) 정도다. 토종 투수로는 박세웅이 유일하다.
72⅔이닝 또한 국내 투수중 단연 1위. 그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폰세 후라도 와이스 네일 등 외인 4명 뿐이다.
보다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자 하는 마음가짐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경기 내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박세웅은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5회말 난타당하며 4실점, 6회말에는 볼넷에 이어 송구 실책을 범한 뒤 교체됐다. 이후 기출루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으며 박세웅의 기록은 5⅓이닝 6실점(5자책)이 됐다.
4월 17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좋은 페이스를 보여줬던 그다. 롯데는 불펜의 흔들림 속에도 선발진에서 박세웅과 데이비슨 두 기둥이 버텨주고, 타선의 불방망이로 3강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 17일 삼성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23일 한화전에선 6⅓이닝 4실점(3자책)으로 다시 올시즌 7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했지만, 이날 부진으로 인해 개막 이후 처음으로 평균자책점이 3점대(3.11)까지 내려앉았다.
롯데는 지난주 LG와 한화 상대로 2승1무3패를 기록한 데 이어 삼성과의 이번 주중시리즈에서 2패를 당하며 기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4위 KT 위즈와의 차이는 2경기, KT부터 8위 NC 다이노스까지의 거리도 2경기반에 불과하다. 아차 하며 중위권 싸움에 휘말려드는 순간 아수라장에 직면한다. 롯데나 LG 한화는 최대한 상위권 순위를 유지하며 소용돌이를 피하고자 하는 한마음이다.
사령탑이나 팀의 성향에 따라 5월 중순 이후 선발투수에게 로테이션을 한번 거르는 휴식을 부여한다. 다만 롯데가 지금 당장 승수를 벌고자 한다면, 박세웅에게 한가로이 쉴 정도의 입장은 아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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