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우호의 용감한 '파격' 스쿼드가 의미 있는 결실을 봤다.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확인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일 오후 7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콜롬비아와의 친선 2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신 감독은 이날 1차전과 완전히 다른 선발 라인업을 내놨다. '에이스' 지소연(시애틀 레인)이 1차전 후 소속팀에 조기 복귀한 상황, 2차전을 '젊은 피'로 꾸렸다. 김혜리, 이영주 등 베테랑들이 모두 벤치를 지키는 가운데 2004년생 전유경(21·몰데)과 2005년생 정다빈(20·고려대)이 공격 선봉에 나섰다. '버밍엄시티 94년생 듀오' 이금민, 최유리가 맏언니로 후배들을 이끌었다. 이금민이 주장 완장을 11명의 선수 중 무려 5명(전유경, 정다빈, 추효주, 정민영, 노진영)이 2000년대생, 전유경, 김미연(30), 정민영(25·이상 서울시청), 이민화(25·문경 상무) 등 무려 4명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최근 들어 가장 어린 국대 스쿼드가 A매치에 나섰다. 콜롬비아와의 2연전을 앞두고 신 감독은 "콜롬비아와 2경기서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 젊은 선수들이 훈련만 하는 것보다는, 경기장에서 직접 몸을 부딪치고 성인 대표 수준 플레이를 느끼다 보면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었다. 그 계획대로였다.
▶한국 라인업(3-4-3)
류지수(GK)/노진영-김미연-이민화/추효주-정민영-이금민-김진희/전유경-정다빈-최유리
▶전반
올시즌 WK리그 서울시청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미드필더 정민영이 전반 2분만에 번뜩였다. 이금민의 크로스 직후 문전혼전중 흘러나온 볼을 야무지게 낚아채 왼발로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데뷔전 데뷔골을 터뜨렸다. 베테랑 전은하 대신 대체발탁된 선수가 신상우호의 복덩이가 됐다. 신상우호 홈경기 첫 골과 함께 A매치 3경기 무득점을 끊어냈다.
신상우 감독은 이후에도 라인을 바짝 끌어올리며 강공으로 나섰다. 선제골 직후 콜롬비아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17분 '첼시 에이스' 라미레스의 슈팅이 높이 떴다. 전반 20분 전유경의 공격적인 드리블을 막아서던 카롤리나 아리아스에게 파울이 주어졌다. 전반 21분 이금민의 크로스에 이은 김미연의 헤더가 골대를 살짝 벗어낫다. 전반 24분 전유경의 패스를 이어받은 최유리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대한민국의 위협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전반 30분 김진희의 롱패스에 이은 이민화의 터닝슛이 아깝게 불발됐다. 한국 영건들의 몸 던지는 투혼에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답답한 흐름 속에 전반 33분 '콜롬비아 에이스' 카이세도와 최유리가 충돌했다. 치열한 신경전에서 한치도 밀리지 않았다. 전반 37분 역습, 전유경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 44분 콜롬비아호렐린 카라발리의 프리킥이 높이 떴다. 콜롬비아 공격수들이 1차전같은 위력을 보이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후반 시작과 함께 최유리 대신 강채림, 정다빈 대신 박수정을 투입하며 공세를 높였다. 전유경이 정다빈 대신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후반 3분 전유경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강채림의 슈팅도 골대를 강타했다.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맹활약했던 전유경과 박수정의 눈빛 호흠이 돋보였다.
후반 10분 이후 콜롬비아의 공세가 거세졌다. 골키퍼 류지수와 김진희 등 수비들이 몸을 던지며 잇단 위기를 막아냈다. 후반 14분 이금민이 불꽃같은 쇄도에 이어 박수정에게 건넨 킬패스, 그러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카테린 타피아에게 막혔다. 후반 18분 카이세도의 슈팅을 막아서려던 김진희의 클리어링이 골망으로 빨려들며 통한의 자책골을 내줬다.
후반 17분 신상우 감독은 많이 뛴 정민영 대신 김신지를 투입했다. 후반 26분 카이세도의 불꽃 역습, 대한민국의 투혼이 눈부셨다. 신지를 제치고 날린 슈팅을 '스포츠토토 골키퍼' 류지수가 막아냈다. 세컨드볼을 이어받은 콜롬비아 웬디 보닐라의 슈팅을 골대 앞에 자리잡은 추효주가 필사적으로 걷어냈다. 헌신적인 수비로 역전골을 막아냈다. 신상우 감독은 후반 30분 많이 뛴 이금민, 전유경 대신 문은주, 케이시 유진페어까지 투입하며 마지막 공세에 나섰다. 추가시간 5분 콜롬비아의 파상공세를 기어이 이겨내며 1대1, 무승부를 지켜냈다. 1차전 '콜롬비아 캡틴' 카탈리나 우스메, '첼시 에이스' 마이라 라미레즈, '레알 마드리드 에이스' 린다 카세이도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며 0대1로 패했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용인=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