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토트넘 홋스퍼 '캡틴' 손흥민의 라스트댄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작별하기 전에 또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장면이 나올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예정대로라면 올 여름에만 두 번의 우승 결정전을 펼치게 된다. 두 번의 기회 중 한번만 우승해도 대박이다. 그간 참았던 우승의 갈증을 속 시원하게 털어낼 수 있다.
토트넘은 지난 5월 22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대0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토트넘은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우승의 한을 풀어냈다.
더불어 팀의 '캡틴' 손흥민도 커리어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진정한 '토트넘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평가받는 해리 케인도 하지 못했던 업적이었다. 많은 현지 전문가들은 이 우승이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이뤄낸 마지막 업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2026년 여름까지 토트넘과 계약이 돼 있는 손흥민은 우승 이후 이적설에 휩싸였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파격적인 오일 머니를 앞세워 손흥민을 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영국 공신력 1티어 매체인 BBC도 손흥민의 이적설을 다뤘다. 글로벌 매체 ESPN 역시 지난 5월 31일 "손흥민이 다수의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기량은 물론 아시아 및 글로벌 시장 확장이라는 자신들의 전략적인 측면을 고려해 영입 대상으로 고려 중"이라며 "손흥민은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 가장 주목받는 타깃 중 한명이 될 것이다. 토트넘 연봉보다 훨씬 더 많은 제안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토트넘 구단 역시 이번 시즌 기량이 급감한 손흥민을 매각해 이익을 챙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여름 이적시장에서 최대한 비싼 값에 손흥민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객관적으로 보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큰 게 사실이다.
그러나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어 올릴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적시장 마감 이전에 두 번의 '우승 매치'가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이미 확정적이고, 다른 하나는 유동적이다.
영국 매체 TBR풋볼은 2일 '토트넘이 PSG와의 UEFA 슈퍼컵 외에도 파트너십 갱신 덕분에 또 다른 우승컵을 들어 올릴 기회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이미 유로파리그(UEL) 우승팀 자격으로 UEFA 슈퍼컵 출전이 확정된 상태다. UEFA 슈퍼컵은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단판승부로 격돌해 진정한 유럽챔피언을 가리는 결승 매치다.
토트넘은 8월 14일 오전 5시에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파리생제르맹(PSG)과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격돌한다. 승리하면 UEFA 슈퍼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단판 컵 대회도 열릴 가능성이 있다. 바로 UEFA-CONMEBOL(남미축구연맹) 클럽챌린지 대회다. 올해 다시 열릴 가능성이 크다.
TBR풋볼은 'UEFA-CONMEBOL 클럽 챌린지는 UEFA와 CONMEBOL이 주관하는 UEFA 유로파리그 우승팀과 CONMEBOL 수다메리카나 우승팀 간의 대결이다. 2015년과 2016년에 두 차례 열렸는데, 이후 2020년 2월 양 기관이 관계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할 때까지 중단됐다'면서 '이후 2023년 재개돼 유로파리그 우승팀 세비야가 인데펜디엔테 델 바예와 맞붙어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재개된 UEFA-CONMEBOL 대회는 2024년에는 일정 문제로 열리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에 유로2024와 코파 아메리카, 그리고 2024 파리 올림픽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여름에 다른 큰 대회 일정이 없기 때문에 UEFA-CONMEBOL 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TBR풋볼은 'UEFA 공식 홈페이지에도 대회 페이지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일정이 조율된다면 올 여름 경기를 치를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2008년 이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던 토트넘은 올 여름 두 개의 우승 트로피를 연달아 차지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손흥민이 UEFA 슈퍼컵과 UEFA-CONMEBOL에 모두 출전하게 될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두 대회 모두 이적시장 마감 이전에 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한번 우승컵을 위한 경기에서 불꽃을 태우게 될 수도 있다. 여기서 또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에 확실한 획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