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잉글랜드 FA컵 우승팀 크리스탈팰리스가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박탈 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더선은 3일(한국시각) 크리스탈팰리스가 지분 관계로 2025~2026 유로파리그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문은 '유럽축구연맹(UEFA)은 소유주가 같은 팀의 동일 대회 출전을 금지하고 있다'며 '크리스탈팰리스 최대 주주인 존 텍스터는 프랑스 리그1 올랭피크 리옹 구단주'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옹 외에도 보타포구(브라질), 몰렌베이크(벨기에)의 주주로도 활동 중인 텍스터가 보유한 크리스탈팰리스 주식은 47%지만, 의결권 주식은 25%'라며 '크리스탈팰리스는 이를 들어 UEFA와 협의할 예정이며, 2주 후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크리스탈팰리스가 출전 자격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게 되면, 프리미어리그 8위인 브라이턴앤호브 앨비언이 유로파리그에 출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2위를 기록한 크리스탈팰리스는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시티를 꺾고 사상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림과 함께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얻었다. 하지만 복잡한 지분 관계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리옹은 올 시즌 리그1 6위로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재정난이 심각해 강등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시즌 이미 임시 강등 조치를 당했으나, 올 시즌에도 재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또 다시 리그 사무국 심사를 받게 됐다. 이달 말로 예정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리그2 강등이 확정된다.
UEFA는 승부조작 우려를 이유로 동일 소유주 클럽의 유럽대항전 출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레드불에 인수된 라이프치히가 독일 분데스리가 호성적을 바탕으로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되면서 동일 기업이 소유한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와 출전이 겹치게 된 바 있다. 하지만 레드불은 직접 소유한 잘츠부르크와 달리 라이프치히는 분데스리가 50+1 지분 규정에 따라 최대 주주가 아니며, '레드불'이라는 기업 이름을 붙인 잘츠부르크와 달리 라이프치히는 'RB(RasenBallsport)'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고, UEFA도 출전 자격을 인정했다. 하지만 독일 및 유럽 축구 팬들은 레드불이 잘츠부르크와 마찬가지로 라이프치히 역시 사실상 경영을 하고 있고, RB라는 명칭 또한 레드불을 충분히 떠올릴 수 있는 이름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선 크리스탈팰리스-리옹과 비슷한 예가 있었다. 2023 북중미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2025 클럽월드컵 출전권을 얻은 클루브 레온이 파추카(이상 멕시코)와 동일 모기업을 두고 있다는 항의를 받자, FIFA는 지난 3월 22일 레온의 출전권을 박탈했다. 레온은 '우리는 지난 몇 개월 간 구단이 재정, 선수단, 관리 등 모든 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와 서류를 제출했다'며 분통을 터뜨렸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첼시(잉글랜드), 튀니스(튀니지), 플라멩구(브라질)와 함께 D조에 편성됐던 레온의 대체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