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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사격 코리아!' 박진호→이철재, 창원에서 울려퍼진 애국가…이제는 세계선수권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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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사격 코리아!'

대한민국 장애인사격이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활짝 웃었다. 임성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장애인사격 대표팀은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창원에서 열린 2025년 장애인사격 월드컵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9개 등 총 32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 인도(금6, 은8, 동2), 공동 3위 러시아와 이탈리아(금 2, 동1)를 누르고 압도적 1위에 올랐다. 4년 연속 종합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박진호→이철재, 4관왕 '에이스' 맹활약

에이스의 활약이 빛났다. 시작은 '파리패럴림픽 2관왕' 박진호(48)였다. 그는 대회 첫날 R1 10m 공기소총을 시작으로 총 4개의 금메달(, R3 10m 공기소총 복사 SH1 단체, R7 50m 소총 3자세 SH1, R10 10m 공기소총 SH1 혼성 단체)을 쓸어 담았다. 부상 투혼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오른 어깨를 수술했다. 대회 뒤 만난 박진호는 "회전근개가 파열됐고, 쇄골과 어깨 관절도 튀어나온 상태였다. 7군데 수술을 했다"며 "아직 100% 회복한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그래도 주변의 배려 속에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진호는 장애인사격의 전설이다. 패럴림픽, 세계선수권, 월드컵, 장애인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회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수확했다. 세계랭킹 1위도 찍었다. 그는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멈추면 도태는 시작된다'는 말을 좌우명 삼고 있다. 하나의 대회가 끝나면 다시 새로운 과정을 시작한다"며 "이제 또 다음 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다만, 어깨 재활이 끝난 것이 아니라서 일단은 재활에 집중해야 한다.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선수'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했다.

이철재(43)도 4관왕(R4 10m 공기소총 입사 SH2 혼성 단체, R5 10m 공기소총 복사 SH2, R5 10m 공기소총 복사 SH2 단체, R9 50m 소총 복사 SH9 단체)을 차지했다. 특히 그는 대회 마지막 이벤트였던 R5 10m 공기소총에서 애국가를 울리며 '퍼펙트 엔딩'을 담당했다. "월드컵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처음으로 목에 걸었다. 실수가 있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다. 올해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내년 세계선수권과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철재는 탁구에서 사격으로 종목을 전환한 케이스다. 그는 "장애 정도가 심하고, 손목 인대에도 문제가 생겨서 휠체어를 미는 것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사격을 하게 됐다. 장애 레벨이 높은데 옆에서 아내가 도와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서 "장애가 심한 분 중 많은 것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장애가 심하다는 이유로 무시를 많이 당했었다. 하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뭐라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포기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는 세계선수권

창원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장애인사격 월드컵을 개최했다. 올해는 26개국에서 총 315명(선수 178명, 임원 137명)이 참가했다. 외국 선수단의 비중이 78%(246명)에 달했다. 내년에는 같은 장소에서 더 큰 규모의 대회가 열린다. 2년에 한번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50여개국, 5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 불참한 영국, 중국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박진호는 "선수층이 더 단단해졌으면 좋겠다. 정체된 면이 있다. 국내 경쟁이 더 치열해져야 국제대회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신인 선수 발굴과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계선수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선 운영 면에서 촘촘한 '디테일'이 필요하다. 월드컵 현장의 운영 평가가 전반적으로 나쁘진 않았다. 일본 선수 타카야마는 "일본과 시설을 비교했을 때도 괜찮았다. 서로 파이팅 해주는 분위기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했다. 인도팀 관계자 난디씨도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평했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완점은 남아 있다. 난디씨는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을 위한 식사 등 다양한 옵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프랑스에서 온 루이앙은 "숙소에 대해 할 말이 있다. 화장실, 특히 샤워 시설이 장애인에게 불편한 구조였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청 대한장애인사격연맹 사무총장은 "세계선수권은 참가 인원이 늘어난다. 개·폐막식도 준비해야 한다. 세계선수권 개최는 4년 동안 개최해온 월드컵의 결실"이라며 "각국 대표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숙소, 화장실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참가자들이 불편없이 더 다양한 선택권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