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여기야, 여기!" "이쪽으로 공 보내."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태극전사들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앞선 9경기에서 5승4무(승점 19)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11회 연속 본선 진출은 브라질(22회)-독일(18회·서독 시절 포함)-아르헨티나, 이탈리아(이상 14회)-스페인(12회)에 이어 '세계 6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아시아에선 최초다.
한국은 홈에서 열리는 최종전을 '해피엔딩'으로 완성하겠단 각오다. 홍명보 감독은 9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3차 예선) 마지막 경기다. 홈에서 치르는 경기다.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성적도 당연하지만, 선수들이 그동안 어려운 중동 원정에서 흘린 땀과 노력은 충분히 칭찬받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좋을 때도 있고 좋지 않았을 때도 있다. 마지막 경기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종전 상대 쿠웨이트와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보면 한국이 절대적 우위다. 한국은 4월 기준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다. 쿠웨이트는 134위다.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13승4무8패로 앞서 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원정 대결서도 3대1로 이겼다.
방심은 없다. '부주장' 이재성(마인츠)은 "(전날) 훈련 때 주장인 (손)흥민이가 직전 월드컵 최종전 마지막 경기에서 패했다는 말을 해줬다. 마무리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시켜줬다. 꼭 승리로 장식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3차 예선 홈경기 승리가 많지 않았던 것같다. 많은 팬들께 꼭 승리로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은 홈에서 열린 3차 예선 4경기에서 1승3무를 기록했다.
관심은 발 부상으로 재활중인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출전 여부다. 홍 감독은 충분한 소통을 거쳐 결단을 내릴 예정이다. 홍 감독은 "마지막 훈련 뒤 최종 결정할 것이다. 경기에 나설 수는 있다.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는 본인과 얘기해서 결정할 생각"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마지막 훈련에 밝은 표정으로 참가했다. 훈련 중 홍 감독과 별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는 2001년생 조현택(김천 상무)과도 격의 없이 소통하며 선수단을 이끌었다.
한편, 후안 안토니오 피치 쿠웨이트 감독은 한국전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은 특출나고 강력한 팀이라는 것을 안다. 3차 예선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 골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발전하고 있다"며 "한국은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는 것이다. 한국은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역량이 뛰어나다. 선수들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전술이 많다. 경험도 많다. 나는 한국을 존경하고, 최고의 선수가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팀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브라질, 독일, 프랑스, 영국이 뛰어나다. 한국, 일본, 크로아티아도 최근 몇 년 동안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에는 첫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는 5무4패(승점 5)로 B조 최하위를 확정했다.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