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홍명보 감독의 고민 중 하나는 '중원'이다. 더 정확히는 '엔진' 황인범(페예노르트)의 파트너다.
홍 감독은 울산 시절 함께했던 박용우(알 아인)를 중용했다. 박용우는 전개 면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수비력이 문제였다. 포백을 전혀 보호하지 못했다. 중원에서 아쉬운 수비력은 곧 실점으로 이어졌다. 3차 예선 돌입 후 홍명보호가 치른 9경기에서 클린시트는 단 세 경기 뿐이었다. 2대0으로 승리한 6일 이라크전까지 5경기에서는 연속으로 실점했다.
수비형에 사이즈가 좋은 미드필더를 선호하는 홍 감독은 이번 6월 A매치를 앞두고 3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선발했다. 박용우에, 최근 중동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원두재(코르파칸), 전북에서 최고의 폼을 보이고 있는 박진섭을 택했다.
6일 이라크전에서는 변함없이 박용우를 내세웠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상대가 퇴장을 당하며 숫적 우위를 누렸음에도, 전반 득점에 실패했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박용우를 빼고 김진규(전북)를 넣었다. 물꼬가 트였다. 김진규와 오현규(헹크)가 연속골을 터뜨렸다.
홍 감독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최종전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택했다. 황인범은 그대로인 가운데, 원두재를 파트너로 기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원두재는 시종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전개에서도 박용우 못지 않았고, 수비는 더 나은 모습이었다. 볼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나서 상대와 경합했다. 포지셔닝도 돋보였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득점을 하지는 못했지만,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 여러차례 머리에 맞췄다.
원두재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높이 평가했던 자원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끌던 U-23 대표팀의 핵심 자원이었던 그는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특히 대표팀에만 오면 작아졌다. 자신있게 플레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날은 달랐다. 한국은 원두재의 활약 속 쿠웨이트를 4대0으로 제압했다. 이라크와의 원정 9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북중미행을 확정지은 홍명보호는 이날 승리로 조 1위+무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한국축구가 무패로 월드컵에 나간 것은 1990년 이탈리아대회, 2010년 남아공대회 이후 세번째다.
중원 고민을 날릴 수 있는 실타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쿠웨이트전은 의미있는 경기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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