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가 착실히 후반기 반등과 함께 순위 싸움의 판도를 뒤집을 준비를 하고 있다.
KIA는 6월 승률 2위에 오르며 중위권 싸움을 더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13경기에서 8승5패 승률 0.615를 기록했다. 1위 한화 이글스(7승4패1무·승률 0.636) 다음이다. 한화는 6월 상승세에 힘입어 시즌 성적 41승27패1무를 기록해 2위 LG 트윈스를 0.5경기 차로 밀어내고 단독 1위에 올랐다. KIA는 여전히 7위(34승33패1무)지만 5월까지 6위 SSG 랜더스와 2경기 차로 벌어져 있던 거리를 0.5경기 차까지 좁혔다.
부상은 핑계라고 하지만 KIA는 올해 부상자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김도영(왼쪽·오른쪽 햄스트링) 나성범(종아리) 김선빈(종아리) 패트릭 위즈덤(허리) 곽도규(팔꿈치) 등 2년 연속 우승을 위한 핵심 전력들이 줄줄이 다쳐서 쓰러졌다. 곽도규는 수술을 받으면서 일찍이 시즌을 접었고, 위즈덤 외에는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에 기회를 얻었던 선수들마저 다치면서 하늘이 KIA를 외면하는 듯했다. 나성범의 공백과 최원준, 이우성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외야에 활기를 불어넣던 박정우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수비로는 김선빈, 공격으로는 김도영의 빈자리를 대신해 호평을 듣던 윤도현도 손가락 골절로 지난 12일 4주 재활 소견을 들었다.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마운드 덕분이었다. KIA는 6월 평균자책점 3.39로 리그 1위에 올랐다. 제임스 네일-김도현-윤영철 등 선발투수들이 탄탄하게 잘 버텨줬고, 조상우 최지민 등 5월까지 영점이 잡히지 않아 애를 먹였던 필승조들이 부활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여기에 프로 2년차 중고 신인 성영탁이 6월 6경기 7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중간 투수들의 과부하를 막았다.
KIA는 6월 팀 타율 0.253로 8위에 머물렀다. 부상자들을 대신해 타선을 이끌던 베테랑 최형우가 6월 들어 타율 0.233로 주춤했지만, 김규성(0.474) 위즈덤(0.306) 김호령(0.306) 등이 힘을 내면서 균형을 맞췄다. 오선우는 타율은 0.222로 떨어졌지만, 득점권 상황마다 더 힘을 내면서 타점 9개로 팀 내 1위에 올랐다. 위즈덤은 3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최형우의 부담을 나눴다.
KIA는 '함평 타이거즈'라 불릴 정도로 어린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꾸리면서도 지금까지 잘 버텼다.
포수 김태군은 "우리가 너무 기대를 많이 받았다. 어린 선수들한테 항상 '그냥 하면 된다'고 말한다. 못 치면 칠 때까지 두들기면 되고, 못 던지면 던져서 스트라이크 잡고 타자 잡을 때까지 하면 된다고 계속 그 이야기만 했던 것 같다. 너무 주변의 기대와 시선을 신경 쓰지 말아라. 우리는 우리 할 것만 해야 한다고 했다"며 어린 선수들이 지난해 우승팀의 부담을 대신 짊어졌던 시간을 이야기했다.
KIA는 올스타브레이크까지만 지금처럼 잘 버티면 후반기부터 오히려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전반기에 젊은 백업 선수들이 강제로 1군 출전 기회를 받으면서 성장한 가운데 후반기에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KIA 타선에 파괴력을 더할 선수들이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마운드 역시 현재 복귀 막바지 과정에 들어간 좌완 에이스 이의리가 돌아오면 선발과 불펜 모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KIA가 후반기에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