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북중미월드컵은 내 마지막 월드컵." 어느덧 대표팀 최고참이 된 국대 간판 미드필더 이재성(33·마인츠)은 '유종의 미'를 꿈꾸고 있었다. 이재성은 16일 서울 유네스코회관에서 열린 유네스코 '축구공(共)' 캠페인 론칭 기념식에서 "2022년 카타르월드컵 브라질전에서 경기장을 둘러봤을 때 '4년 뒤에 또 월드컵에 올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빨리 흘렀다. 월드컵 본선 출전을 목표로 도전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월드컵에 나설 수 있게 남은 1년 동안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 2026년 이후로는 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재성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주장 손흥민(토트넘), 공격수 오현규(헨트)와 함께 팀내 최다인 4골을 넣으며 한국에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선물했다. 이재성은 "우리가 바랐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 기쁘다.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역사의 순간에 함께해 영광스러웠다"라며 "월드컵에서 개인 목표는 따로 없다. 국민에게 행복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라고 했다.
이재성은 6월 A매치 데이 기간 중 동갑내기 손흥민 문선민(서울)과 함께 식사를 즐겼다. 이재성은 "지금 10년 정도 대표팀 생활을 하고 있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이젠 친구들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대표팀에서 함께하는 친구가 있다는 게 큰 의지가 된다. 친구들은 기대고 싶은 존재, 꼭 필요한 존재다. 함께 밥을 먹는, 이런 시간이 쌓이면 우정도 쌓이고 팀을 이끌어가는데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커리어 첫 우승컵을 차지한 손흥민의 모습을 보며 "친구와 팬으로서 행복했다"고 했다. 그런 이재성도 2025~2026시즌 마인츠와 함께 처음으로 유럽클럽대항전(유로파컨퍼런스리그)에 출전한다.
이재성은 현재 A매치 98경기를 뛰었다. 오는 9월 미국 원정에서 열릴 미국, 멕시코와의 친선 A매치에 모두 나서면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다. 이재성은 "2014년 전북에 입단해 버킷리스트로 적어놨던 게 눈앞으로 다가왔다. 신기하기만 하다"라며 "꿈을 꾸다보니 현실이 되었다. 지금 꿈꾸는 분들도 끝까지 목표를 향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어느덧 나이 30세를 훌쩍 넘긴 베테랑이 된 이재성. 하지만 그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재성은 "내 축구인생은 90분 중 지금 70분을 지났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20분을 뛸 수 있는 체력과 여건이 되고, 감사하게도 축구를 더 하고 싶다는 열정이 식지 않았다. 유럽에서 모든 걸 다 쏟아붓고 나서 많은 사랑을 받은 전북에서 (커리어를)마무리하고 싶다. 전북팬들이 날 원하면 다시 전북에서 뛰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