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가 타격 슬럼프에서 탈출하기 위해 '토론회'까지 열었다. 얼마나 고민이 깊은지 엿보이는 대목이다.
두산은 17일 대구 삼성전 1대12로 완패했다. 선발투수 콜어빈이 대량 실점하며 무너졌다. 그와 별개로 타선도 침묵했다.
두산의 공격 침체는 꽤 길게 이어지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팀 OPS(출루율+장타율) 0.693으로 8등이다. 이승엽 전 감독이 자진 사퇴하고 난 뒤 유망주 야수들 출장 빈도가 높아졌다. 6월 이후에는 팀 타율(0.238) 9등, 팀 OPS(0.618) 최하위다. 리그 10위팀 키움의 6월 팀 OPS가 0.621이다. 두산은 6월 들어 5점 이상 득점한 경기가 한 번(6일 롯데전 5대2승) 밖에 없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지난 15일 잠실 키움전 승리 후 어린 선수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조성환 대행은 "일요일 경기가 끝나고 우리 젊은 선수들 대상으로 타격에 대해서 토론을 조금 했다. 타석에 들어갈 때 배팅 작전이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공 보고 공 치기'가 아니라 명확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조성환 대행은 "저 투수를 어떻게 상대할지, 이 상황에서는 타구를 최소한 어느 쪽으로 보내야 될지 생각해야 한다. 또 그 다음 타석에서는 상대 수비 위치도 확인하는 여유도 필요하다. 젊은 선수들과 여러가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두산의 타격 침체는 사실 '젊은 선수'들의 탓은 아니다.
두산은 타격 상위 20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양의지 1명 뿐이다. 양의지도 최근 10경기는 타율 0.250으로 주춤했다. 김재환도 타율 0.251에 OPS 0.753으로 예년에 비해 아쉽다. 외국인타자 제이크 케이브 또한 타율 0.278에 OPS 0.705로 존재감이 약하다. 홈런도 4개에 불과하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타자들이 고전하고 있어서 기회를 받은 유망주들도 잠재력을 만개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조성환 대행은 앞으로 조금씩 나아지길 기대했다.
조성환 대행은 "차츰 좋아져야 한다. 타석은 공격하러 들어가는 곳이다. 두려움 없이 공격을 하자는 조언도 했다. 우리가 부족하면 연습을 하면 된다. 서로 이야기 나누면서 나도 하고 싶은 말 하고 듣기도 했는데 이런 시간 종종 가졌으면 좋겠다. 후회 없는 타석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구=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