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고개 들자."
수원 삼성 캡틴 양형모가 15일 인천과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16라운드를 마치고 라커룸에서 동료들에게 꺼낸 말이다. 현재 2위인 수원(승점 31)은 이날 1대2로 패하며 선두 인천(승점 41)과의 승점차가 10점으로 벌어졌다. 단순한 1패 이상의 큰 충격을 받은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브라질 공격수 브루노 실바는 왈칵 눈물을 쏟기도 했다. 2014년 수원에 입단해 FA컵 우승의 영광과 구단 첫 2부 강등의 흥망성쇠를 모두 경험한 원클럽맨 양형모는 당장 수원에 필요한 건 자책과 절망이 아닌 훌훌 털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용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수원이 다시 뛴다. 22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리는 경남과의 K리그2 17라운드는 변성환 수원 감독이 '플랜B'를 언급한 이후에 치르는 첫 경기다. 변 감독은 현실적으로 인천의 선두 자리를 빼앗기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현재 위치를 끝까지 지켜가며 추격하겠다고 말했다. 경남전은 수원의 '멘털'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이기도 하다. 수원은 2024시즌 도중 변 감독 부임 후 11경기 연속 무패를 질주하며 반등하나 싶었으나, 28라운드에서 이랜드에 패한 뒤 흐름을 되찾지 못하고 끝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기억이 있다. 인천전에서 12경기 연속 무패 흐름이 끊긴 수원이 빠르게 승리 기운을 되찾지 못하면 지난해 과오를 되풀이할 가능성도 있다. 3위 전남(승점 29), 4위 이랜드(승점 28), 5위 부산(승점 28)과의 승점차가 2~3점이어서 이날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수원은 올 시즌 초반 인천, 이랜드에 연패하며 흔들렸지만, 전남, 경남전 연승을 발판 삼아 현재 위치까지 올라선 기억이 있다. 특히 경남전에선 외국인 트리오 일류첸코, 브루노 실바, 파울리뇨가 전반에만 4골을 몰아치며 4대0 대승을 거두며 경남전 '3연무'의 흐름을 씻은 바 있다. 이을용 감독이 이끄는 10위 경남은 2연승 후 최근 화성, 김포전에서 연패하며 흐름이 다소 꺾인 상태다. 퇴장 징계로 결장하는 주력 수비수 우주성 없이 수원의 K리그2 최강 외인 공격진을 막아야 한다.
인천은 21일 홈구장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화성을 상대로 14연속 무패를 노린다. 수원전 승리로 들뜰 수 있는 분위기지만, 윤정환 인천 감독은 "시즌은 길다. 앞으로도 집중해야 한다"라고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주문했다. 수원전에서 멀티골을 쏜 2003년생 박승호는 기세를 몰아 2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5호골을 노린다. 지난 4월 윤 감독과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동료 차두리 화성 감독과 첫 지략대결은 인천의 1대0 승리로 끝났다. 차 감독은 4연패를 씻고 최근 2경기 연속 무패(1승1무)를 달리며 반등의 발판을 놨다. 이밖에 선두 추격에 나선 전남과 부산은 22일 각각 김포와 충북청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승점 사냥에 나서고, 3경기 연속 승리가 없는 이랜드는 21일 천안 원정길에 오른다. 직전 라운드에서 8경기 연속 무승 사슬을 끊은 성남은 21일 충남아산, 4경기 연속 무패 중인 안산은 같은 날 부천을 각각 상대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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