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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용이라던데" 김태형 감독의 말이 맞았다...살떨리는 프로 첫 타석, 특급 필승조 150km 초구를 완벽하게 받아치다니 [부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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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실전용이라더라."

이 말은 진짜였다. 딱 한 번의 기회, 야무지게 방망이가 돌아갔다. 프로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린다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그걸 해냈다.

롯데 자이언츠 박찬형이 평생 잊을 수 없는 밤을 만들었다. 박찬형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4-0으로 앞서던 7회말 2사 1루 찬스서 바뀐 투수 한승혁의 초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1루주자 레이예스는 2루에 도착한 뒤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열심히 박수를 쳤다. 1루 더그아웃 롯데 선수들도 단타 하나에 환호했다. 이유가 있었다. 박찬형의 프로 첫 안타였기 때문. 한화 선수들도 이를 알고 1루쪽으로 공을 던져줬다.

우여곡절 끝에 입은 프로 유니폼, 그리고 감격의 첫 안타였다. 박찬형은 배재고를 졸업하고 프로 무대에 도전했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곧바로 병역 의무를 마친 뒤 독립야구단 화성 코리요에서 뛰며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웠다.

결정타는 인기 야구 예능 출연. 거기서 인지도를 높였고, 공-수 탄탄한 모습을 보인 박찬형을 롯데가 불렀다. 지난달 롯데와 육성 선수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예상보다 빠르게 정식 선수가 됐다. 손호영의 갑작스러운 손가락 부상에 18일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전격 1군 엔트리에 승선했다. 등번호도 130번에서 60번으로 바뀌었다. 진정한 프로 선수가 된 첫 날 경기에서는 대주자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물론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발이 정말 빨랐다. 스페셜 대주자로 활용 가능할 정도의 속도였다.

그리고 19일 두 번째 경기. 다시 대주자였다. 6회 2루타를 친 베테랑 정훈의 대주자로 들어갔다. 그리고 7회 프로 첫 타석의 기회가 돌아왔다. 김태형 감독은 대타를 쓰지 않았다. 박찬형이 어떻게 싸우는지 보고싶었던 것. 그리고 박찬형은 특급 필승조 한승혁이 던진 150km 직구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중전안타. 한승혁의 공이 한가운데 몰린 실투도 아니었다. 바깥쪽 낮게 잘 들어왔는데, 이걸 감각적으로 밀어냈다. 김 감독은 18일 박찬형에 대해 "경기를 괜찮게 잘한다고 하더라. 발도 빠르다고 한다. 연습하는 걸 봐서는 잘 모르겠는데(웃음), 2군 보고는 경기용이라고 한다. 그래서 등록시켜봤다"고 했는데 진짜였다.

박찬형은 경기 후 "생각보다 기회가 빠르게 찾아왔고,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하며 "그 의지가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찬형은 이어 "퓨처스팀에서 문규현 코치님이 '1군에 가려면 수비, 주루부터 탄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기본기부터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 그 덕에 기회를 얻은 것 같다. 이병규 코치님도 타격 타이밍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그 덕에 오늘 타석도 직구 타이밍에 절대 늦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하며 2군 코칭스태프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찬형은 마지막으로 "1군에서도 짧지만 코치님들과 선배님들이 적응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주고 계신다.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