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리버풀이 역대급 이적에 성공했다.
리버풀은 21일(한국시각) '독일 레버쿠젠과 플로리안 비르츠의 이적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영국 현지 언론은 계약기간은 5년, 2023년까지이며, 이적료는 최대 1억1600만파운드(약 2148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보장금액만 1억파운드에 달하고, 여기에 옵션 1600만파운드가 포함됐다.
1억1600만파운드는 리버풀 역대 최고 이적료를 넘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대 최고액이다. 리버풀은 2018년 사우스햄턴에서 버질 판 다이크를 영입하며 7500만파운드를 투자한 바 있다. 비르츠의 이적료 첼시가 2023년 브라이턴에서 모이세스 카이세도를 영입할 당시 지불한 1억1500만파운드까지 뛰어넘는다.
비르츠는 올 여름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그는 독일을 넘어 세계 최고의 재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020년 1월 레버쿠젠에 입단한 비르츠는 그해 5월 만 17세5일의 나이로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같은 해 6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분데스리가 최연소 득점 기록(17세34)을 세우기도 했다.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던 비르츠는 2023~2024시즌을 통해 세계적인 선수로 떠올랐다. 레버쿠젠을 독일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으로 이끈 비르츠는 해당 시즌 MVP로 선정되며 더욱 주가를 높였다. 탁월한 기술과 센스 등을 모두 갖춘 비르츠는 독일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떠오르며, 빅클럽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2021년 A매치에 첫 선을 드러낸 비르츠는 벌써 A매치를 31경기나 소화했다.
비르츠는 올 시즌도 16골-14도움을 올리며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레버쿠젠에서 6시즌 동안 197경기에서 57골을 터뜨렸다. 시즌 종료 후 비르츠를 향해 러브콜이 쏟아졌다. 당초 맨시티와 바이에른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케빈 더 브라위너와 작별하는 맨시티는 후계자로 비르츠를 찍고 영입전에 나섰다. 하지만 연봉과 이적료를 합쳐 어마어마한 금액이 든다는 것을 확인한 맨시티는 한발 물러섰다.
독일산 재능이라면 무조건 영입하고 보는 바이에른도 뛰어들었다. 바이에른은 비르츠 부친과의 관계 등을 이유로 영입을 확신했다. 많은 언론들이 비르츠가 바이에른으로 향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대이변이 발생했다. 리버풀이 뛰어들었다. 영국을 다녀온 비르츠는 리버풀의 비전과 계획에 큰 매력을 느꼈다. 리버풀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비르츠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비르츠는 레버쿠젠에 "리버풀만 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적료 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며, 그 사이 비르츠와 레버쿠젠에서 함께한 사비 알론소 감독의 레알 마드리드이 하이재킹을 노렸다. 하지만 리버풀은 마지막 거액을 제시했고, 결국 비르츠 영입에 성공했다.
비르츠는 리버풀 합류 후 가진 인터뷰에서 "매우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드디어 끝났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커리어에서 다음 단계에 나갈 시점이라 생각했다. 세계 톱3에 해당하는 클럽에 가고 싶었고, 리버풀이 그 중 하나였다. 리버풀이 나와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여기 사람들과 클럽이 나에게 제공할 모든 것에 확신을 가졌다"고 했다.
비츠르는 "물론 선택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나는 독일 선수고, 독일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감독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과의 대화가 첫 만남부터 좋았다. 사람들과 이야기할때마다 '이곳이 내가 있고 싶은 곳'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리버풀에 합류하고 싶다는 확신이 100% 들었다"고 했다. 이어 "내 개인적 수준과 피지컬 레벨을 향상 시키고 싶었다. 리버풀 선수들은 기계 같다. 정말 강하고 피지컬이 좋다. 이 부분이 나아질 기회라 생각해서, 리버풀이 나에게 적합한 곳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리버풀 팬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우승 퍼레이드도 봤다. 팬들을 위해 경기장에서 뛰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과거 리버풀과의 맞대결을 하면서 팀의 퀄리티와 규모를 느끼고 있었다. 마음 속으로 항상 그 경기에 대해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은 내가 창의적인 플레이어라고 한다. 나는 이 창의성을 팀에 가져다 주기를 바란다. 골과 도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거도, 팀을 한 단계 도약시키고 싶다"며 "나는 여기에 놀라온 것이 아니다. 무언가를 성취하고 싶다. 그래서 좋은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비르츠는 마지막으로 "내 앞에 있는 새로운 모험이 기대된다. 첫 경기를 뛰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매년 모든 대회를 이기고 싶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을 했으니 다시 우승하고 싶고,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한발 더 나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