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자영업자 원테이블이 악마의 편집으로 피해를 입은 사연을 털어놨다.
지난 23일 첫 방송 된 MBN '오은영 스테이'의 1기 참가자들이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오은영 박사의 따뜻한 리더십과 고소영, 문세윤의 진심 어린 공감 능력이 어우러지며 진정성 있는 힐링 프로그램의 등장을 알렸다.
먼저 '오은영 스테이'는 고소영이 "고요한 숲에서 숨을 고르고, 말 없는 바위에 지친 등을 기대듯이 참아왔던 이야기를 털어놓고 꼭 눌러왔던 감정을 내려놓을 수 있는 온전한 쉼의 공간, 여기는 '오은영 스테이'입니다"라며 차분한 목소리의 내레이션을 읊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고소영이 수줍은 미소와 함께 등장했고, 촬영장 이곳저곳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으며 "모든 게 신기해요"라고 말하는 예능 초보 면모로 웃음을 안겼다.
문세윤은 고소영을 보자마자 "어유, 제가 성공했네요"라며 팬심을 드러내더니, 10살 연상 고소영의 나이를 듣자 "또래라고 봐야죠"라는 너스레를 떨어 고소영을 빵 터지게 했다. 뒤이어 오은영 박사가 등장, 두 사람과 따뜻한 포옹을 나눴고 "여기는 내가 찐친만 같이 하자고 한 곳이야"라며 두 사람과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후 세 사람은 스테이가 진행될 본격적인 공간인 천년 고찰 '쌍계사'에 도착했고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있는 참가자들이 도착했다. 먼저 30대 연습생은 아이돌을 준비했지만 데뷔하지 못한 20대를 보낸 남성이었고, 결포남(결혼을 포기한 남자)은 "사람들이 저에게 거래처럼 다가와요. 제 사상이나 취미가 아니라, 기반이나 경제적인 것을 먼저 알고 싶어하죠"라며 인간관계의 허탈함을 토로했다. 원테이블은 골목 상권을 살리는 프로그램 출연 후 쏟아진 악플때문에 결국 폐업한 사연을 전했고 무균맨은 마트에서 사온 물건은 물론 핸드폰마저 씻는 청결 강박을 보여 충격을 안겼다.
마스크걸은 "외모 강박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얼굴을 드러내는 게 무섭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손톱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어린 시절부터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며 "아기를 키우는데, 아기가 따라 할까 봐 무서워요"라고 말했다. 마흔살 통금은 "지금도 밤 10시 넘어 귀가해본 적이 없어요. 어머니가 불안해하셔서"라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이들의 기운을 북돋기 위해 준비된 첫 점심시간, 메인 셰프 역할을 맡은 고소영은 직접 챙겨온 앞치마를 두르고 와플팬을 이용한 고추장밥을 만들었다. 고소영은 쌀 알러지가 있는 참가자를 위해 또띠야까지 따로 준비하는 세심함을 보였지만 첫 시도가 실패하자 웃으며 편집을 부탁해 폭소를 안겼다. 참가자들이 고소영 표 고추장밥에 극찬을 던진 가운데, 뒤이어 본격적인 마음 열기 시간이 이어졌다.
천년 고찰의 고즈넉한 경치와 함께하는 '오토크' 시간, 오은영 박사는 "여러분의 마음 안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 보세요. 누구도 재단하지 않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저 진심으로 듣겠습니다"라는 따뜻한 말로 참가자들의 마음을 열게 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상처를 키워드로 적어 우편함에 넣었고, 그 중 원테이블은 '악재'라는 키워드를 꺼냈다. 원테이블은 골목 상권을 살리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후 "원래 모습과 다르게 비춰졌고, 상상도 못할 악플을 받았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결국 원테이블은 가게를 폐업한데 이어 4년을 교제한 연인과도 헤어졌다며 "심장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라는 깊은 상처를 털어놔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오은영 박사는 "사람은 살아가며 건강, 재산, 명예 등 크고 작은 상실을 겪는다. 상실은 우울을 불러오고, 우울 위에 분노가 덮이면서 자신을 해치게 된다"라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자해든, 건강을 돌보지 않는 것이든, 결국은 자기 파괴다. 그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니 악연을 맺지 말고 흘려보내야 한다. 지금은 원래의 자신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누구도 당신의 가치를 훼손할 수 없다"라고 다독였다. 이 말에 원테이블은 "진짜 힘이 되네요"라며 울컥해 공감을 일으켰다.
30대 연습생은 "아이돌을 준비하며 20대를 보냈지만, 끝내 데뷔하지 못했다"라며 '성인 남자'라는 키워드를 꺼냈고, 아버지로부터의 받은 폭력과 트라우마를 조심스레 언급했다. 30대 연습생은 "유치원 때부터 아빠가 알코올 중독자셨고, 가정폭력을 당했다"라며 "엄마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장면까지 목격했다"라고 무너진 어린 시절을 고백했다. 오은영은 "알코올 문제 있는 부모를 둔 자녀가 같은 문제를 겪을 확률이 50%에 이른다. 술 한 방울도 마시지 마세요. 절대로"라고 단호하게 경고했고, 이어 "당신 잘못이 아니다. 당신이 감당할 몫이 아니었다. 너무 가슴 아프다"라고 함께 눈물을 삼켰다. 그리고 "우리 인생은 불행과 행복을 더하고 빼면 결국 비슷해진다. 그럼에도 당신은 여기까지 왔다"라며 박수와 격려를 전했다.
이어 마흔살 통금의 사연이 소개되려는 찰나, 문이 열리더니 제작진이 긴장된 목소리로 "선생님. 잠시만요. 어머님이 오셨어요"라며 돌발 호출을 했고, 참가자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이 더해지며 새로운 전환점이 예고됐다. 이처럼 '오은영 스테이' 첫 방송은 예상보다 더 묵직한 현실, 더 깊은 공감, 더 조용한 울림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누군가의 진심을 듣는 일은, 누군가의 인생을 구하는 일일 수 있다는 것을 알리며 다음 회를 기다려지게 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