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아무리 2군이라지만, 상무 15연승 '미친 기세'라는데...왜 롯데-LG 팬들이 설렐까

by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상무가 잘하는데 왜 롯데, LG 팬들이 설렐까.

2025 시즌 KBO리그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자고 일어나면, 달력이 넘어가면 요동치는 순위에 현장은 피가 마르고 보는 팬들은 흥미롭다.

1군에 모든 초점이 맞춰지는 리그 특성상, 2군 퓨처스리그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진다. 그런데 퓨처스리그에서도 엄청난 순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퓨처스의 스타 군단' 상무가 뜨겁다. 상무는 KBO리그 각 팀에서 1군 경험이 있고, 능력 있는 선수들 위주로 입대가 이뤄진다. 오로지 2군 경기만을 위한 훈련과 준비가 이뤄지다보니 2군에서는 늘 강팀이다.

남부리그에 속한 상무는 24일 KIA 타이거즈와의 퓨처스팀과의 경기 승리까지 무려 15연승을 달렸다. 아무리 2군 경기라 해도, 프로 선수들이 모여 경기를 하는데 15연승은 엄청난 기록. 퓨처스리그 신기록이기도 하다. 종전 최다 연승 기록은 2021년 LG 트윈스, 2022년 한화 이글스의 14연승이었다.

한 퓨처스팀 관계자는 "6월 들어 상무 선수들의 방망이 치는 걸 보면 '미쳤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 정도로 타선이 무섭다"고 밝혔다. SSG 랜더스 퓨처스팀을 이끄는 박정권 감독도 최근 강화 퓨처스 캠프에서 만났을 당시 "상무가 전력이 강하다"고 인정했다.

그 중심에는 누가 있을까. 공교롭게도 소속팀에서 터질 듯, 터질 듯, 터지지 않던 두 거포 유망주가 상무의 '미친 기세'를 이끌고 있다.

먼저 한동희. 무섭다. 퓨처스리그 타격 부문을 싹 다 씹어먹고 있다. 23일 기준 타율 4할4푼, 홈런 21개, 타점 70개로 세 부문 모두 퓨처스리그 전체 압도적 1위다. 최근 10경기 성적도 타율 4할7푼7리 4홈런 10타점이다. 시즌 내내 꾸준하다는 의미다.

2018년 롯데 1차지명을 받고 '제2의 이대호'라는 수식어 속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기회도 많았다. 하지만 살리지 못했다.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맞으면 넘어가는 힘을 가졌지만, 맞히지를 못했다. 조금 터질 것 같아 기회를 주면, 슬럼프에 빠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렇게 2군에서라도 꾸준히 시합을 뛰며 감을 잡으면,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LG 트윈스 '빅보이' 이재원도 한동희의 빛에 가려져 그렇지,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다. 홈런 17개 전체 2위, 타점 54개 공동 2위다. 올해 퓨처스리그 '타고투저'가 너무 심해 순위권에 없을 뿐 타율도 3할7푼1리로 매우 높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4할4푼7리에 홈런을 무려 9개나 몰아쳤다.

이재원도 한동희와 똑같다. 넓은 잠실구장에서도 홈런왕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는 평을 받았지만, 1군과 2군을 오가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두 사람 외에 야구 예능 출신, 두산 베어스의 포수 윤준호도 타율 3할9푼3리 8홈런 54타점으로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마찬가지로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던 KT 위즈 내야수 류현인 역시 상무 유니폼을 입고 타율 4할2푼3리 8홈런 52타점을 기록중이다. 윤준호가 타점 공동 2위 ,류현인은 타율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아는가. 상무가 무려 15연승을 달렸는데도 남부리그 압도적 1위가 아니라는 아이러니. 상무만큼 강한 팀이 있다는 뜻이다. KT 퓨처스팀이다. KT는 이날 비로 인해 SSG 랜더스전을 치르지 못했다. 그 사이 상무가 이겼는데, 1무가 많은 상무가 승률에서 소폭 앞서 1위가 됐다. 하지만 승차는 없다.

상무가 시즌 초반 주춤할 때 KT가 승리를 다 쓸어 담았다. KT는 작년에도 상무에 이어 남부리그 2위를 하는 등 성적이 좋았는데, 5년 연속 가을야구를 한 1군 뿐 아니라 2군 선수단도 '위닝 멘탈리티' 속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KBO는 퓨처스 선수단의 동기부여를 위해 올해부터 남부리그-북부리그 단판 챔피언결정전을 열기로 했는데, KT는 남부리그에서 상무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1등을 차지해 챔피언결정전 초대 챔피언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